경제 · 금융

[경제수필] 공자말씀

鄭泰成(언론인)남을 가르치고 훈계할때 옛날엔 공자 말씀을 준거로 삼았다. 공자 말씀과 어긋나는 점을 지적하고 공자 말씀에 따르도록 훈계했다. 요즘엔 외국의 사례와 외국 전문가의 말씀이 남을 가르치고 훈계하는 준거가 되고 있다. 이런 경향은 IMF사태이후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입을 열면 외국 전문가의 말씀이 복창된다. 그들의 말씀과 어긋나는 점이 열성적으로 까발겨지고 그들 말씀대로 개혁하자는 결의가 뜨겁게 다져진다. 하긴, 가장 손쉽게 성공하는 길은 남의 성공사례를 학습하고 모방하는 길일것이다. 공자 말씀을 따르고 실천해야만 동방예의지국이 될수 있었을 것이며 지금에 이르러서는 경제운용과 기업경영의 이론 및 성공사례를 널리 외국으로부터 배우고 실천해야만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선진국으로 한 걸음 다가 설수있다. 공자 말씀을 외워야했던 시절부터 외국 전문가의 말씀을 경청해야하는 지금에 이르기까지 우리에겐 긴 학습과 모방의 세월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할수도 있다. 그러나 학습과 모방에는 절을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또 학습이라는 점에서는 같다하더라도 공자 말씀과 외국 전문가의 말씀을 따르는데에도 차이가 있다. 공자 말씀은 인륜과 도덕에 관한 것임으로 보편성을 지닐 수 있으나 경제·경영에 관한 외국 전문가의 말씀은 기본적으로는 경쟁과 승패에 관한 것이다. 경쟁과 승부는 학습만으로는 보장되지 않는다.아무리 뛰어난 코치의 조련을 받는다 하더라도 선수 개개인의 기량에는 차이가 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외국 전문가의 말씀대로 따르고 개혁한다하더라도 경제경쟁에서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 기업경영이 특히 그렇다. IMF사태이후 기업경영에 관련된 외국 전문가의 말씀은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다. 그들의 말씀은 기업 구조개혁에도 상당히 많이 반영되고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외국 전문가의 말씀과 우리의 학습이 이미 낡아서 쓸모없게 된 것을 뒤늦게 배우고 따르는 것이 아닌가라는 점이다. 선진 기업들은 끊임없이 또 무섭게 변하고 있다. 그들의 성공사례가 널리 알려졌을 때엔 그 성공전략은 이미 낡아서 쓸모 없게 되기 쉽다. 배움은 배운 것을 뛰어 넘어 새롭게 창조하는 힘을 기르자는 것인데 우리에게 그런 틈을 주지않고 외국 기업이 늘 앞서 가고 있으며 그래서 우리는 언제까지나 그들 뒤를 따르면서 이삭이나 주어야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불길한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는 것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