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日·獨기업 재고처분에 비수기 겹쳐

반도체 현물가격 5달러선 붕괴반도체 현물시장 가격 하락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지만 5달러선 붕괴는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낙폭이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일부 기업들이 결산실적 관리를 위해 재고물량을 대거 처분하고 있으며 계절적 비수기마저 겹쳐 가격 하락을 유발시킬 요인이 일시적으로 몰린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인터넷이나 디지털 기술 발전 등으로 반도체 수요는 매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사상최저치 이하인 4달러선 또는 그 이하로 하락할 수도 있지만 하반기 공급부족으로 인한 가격 강세가 예상돼 올해 전체 평균 가격은 6~7달러선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가격 하락은 일본, 독일 기업들의 결산실적 관리가 촉발= 연초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는 것은 계절적 비수기라는 특성 때문에 항상 발생했던 현상이다. 지난해말 반도체 현물가격이 개당 10~12달러를 기록할 당시 월가를 중심으로 한 미국 현지 전문가들은 연초 반도체 가격이 개당 6달러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었다. 반도체 가격 하락에 대해 대부분의 업계가 어느 정도 예측을 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충분히 대비해 왔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최근의 급락세는 2월 결산법인인 독일의 인피니온과 3월 결산법인이 일본의 히따치, NEC 등이 결산실적을 관리하기 위해 대거 재고물량을 현물시장에 내다팔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반도체 한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의 경우 반도체 재고물량은 평균 3~4주분씩 비축하고 있지만 독일, 일본 기업들은 최근 수년 동안 평균 6~8주분씩 비축했었다』며 『하지만 일본 기업들은 지난해 경영실적이 예상이상으로 악화돼 올들어 결산실적 관리를 위해 재고물량을 현금화시킬 필요성이 높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타이완지진 여파와 이후 진행된 반도체 가격 급등의 수혜를 대부분 흡수한 반면 일본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이같은 특수를 누리지 못했다. ◇가격 하락에도 국내 기업 수익구조는 유지= 반도체 현물시장 가격이 급락하면 장기공급가격 역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현재 장기공급가격은 현물시장 가격에 비해 개당 2달러 정도 높은 선에 형성돼 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현대전자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현물시장 가격 하락에 상대적으로 둔감하다. 장기공급가격을 결정하는 기간이 1~3개월 단위로 이뤄지는 데다 현물가격과의 차이도 우려할 만한 수준으로 벌어지지는 않았기 때문. 다만 오는 3월까지 반도체 현물시장 가격 하락 추세가 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개당 4달러 또는 그 이하로 하락한다면 장기 공급가격을 6~7달러 선으로 하향 조정하지 않을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반도체는 개발비용이 많이 들어가 초기에는 생산원가가 높게 책정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개발비 부담이 분산돼 생산원가도 더불어 하락하는 산업』이라며 『국내 기업들의 생산원가는 대략 개당 3~4달러선』이라고 말했다. 최악의 경우 현물시장 가격이 4달러선 밑으로 하락한다 해도 수익성이 마이너스를 기록하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다. ◇늦어도 7월부터는 가격 반등이 시작된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가격 하락 요인이 일본 기업들의 결산작업과 인텔의 CPU생산 차질, 계절적 비수기 등에 의한 것이라는 점을 들어 이 같은 요인들이 해소될 오는 3·4분기부터 반도체 가격이 다시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 등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컴퓨터의 업그래이드와 신규 수요 증가가 해마다 50%이상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상반기 수요부진은 하반기 수요 폭발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당초 1·4분기 침체, 2·4분기 안정, 3·4분기 상승의 패턴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으나 최근 변수들을 감안할 때 빠르면 오는 4~5월부터 공급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이 시작될 가능성도 높다』고 내다봤다. 김형기기자K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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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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