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우그룹<대하센터>(한국기업의 21세기 비전)

◎하노이 비즈니스의 ‘중심’/“호텔·오피스·아파트 복합” 이달 대오픈/18층 초현대식 빌딩… 1억7천만불 투입전쟁의 참화로 10층이상 빌딩이 없던 하노이에 18층의 초고층빌딩이 등장했다. 강의 안쪽(하내)이라는 의미를 지닌 하노이시에는 곳곳에 호수가 많고 지반이 약해 대부분의 전통가옥은 단층이고 기껏 높아야 3층. 몇 되지 않는 호텔이나 오피스건물도 대부분 5∼8층이 고작이다. 대우건설과 베트남 현지파트너인 하넬(HANEL:Hanoi Electronic Corp)이 7.5:2.5의 지분비율로 현지법인 대하(DAEHA Company Ltd.)를 설립, 대단위 비즈니스센타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한 것은 양국간 국교가 수립(92년 12월)되기도 전인 92년5월. 대우의 베트남진출은 기업의 해외진출이 양국의 수교로 이어지는 가교역할을 톡톡히 해낸 좋은 선례를 남겼다. 인도와 중국이 만나는 지점이라고 붙여진 인도차이나반도. 대우는 일찌감치 베트남을 동남아진출의 기지로 선정하고 양국간 국교(92년 12월)가 수립되기 전인 90년에 호치민(구 사이공)에 지사를 개설하고 이듬해인 91년에는 하노이에 지사를 개설했다. 대우는 외국기업들이 이미 상당수 진출해 있어 투자 메리트가 떨어지는 호치민(구사이공)보다 정치 중심지인 하노이가 앞으로 성장잠재력면에서 우위에 있다고 판단, 하노이를 베트남 진출의 교두보로 삼았다. 이러한 대우의 하노이 진출 교두보가 바로 대우호텔과 아파트 오피스빌딩의 복합단지인 대하비즈니스센터. 대하(DAEHA)라는 현지법인의 이름은 대우(DAEWOO)와 하넬(HANEL)의 머릿글자를 따 지어진 것. 대우의 현지 파트너인 하넬사는 84년에 건립돼 가전제품을 조립·생산하는 자본금 2백만달러, 종업원 3백명의 국영기업(Hanoi People’s Committee 소속)이다. 하넬은 대하비즈니스센터 프로젝트의 파트너가 된 것을 계기로 이후 대우의 베트남 진출 계열사들은 대부분 하넬을 현지합작 파트너로 삼고 있다. 덕분에 하넬 사장이던 반 응이엔씨는 능력을 인정받아 하노이 시장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호수의 일부를 메워 건립한 비즈니스센터는 지상 18층에 4백11개의 객실을 갖춘 하노이 최고의 대우호텔과 지상 15층의 오피스빌딩 그리고 1백93세대의 아파트를 갖춘 대단위 단지로 공사비만 약 1억7천7백만달러가 투입됐다. 대하비즈니스센터가 자리잡고 있는 툴레호수는 하노이 시내의 중심가에서 약간 벗어난 지점에 있다. 합작 당시 베트남 정부는 현재의 호수부지와 몇몇 다른 부지를 제시했으나 대우측에서 부지매입의 어려움 등을 고려해 이곳 호수를 선택했다. 얼핏 사회주의국가에서 토지가 모두 국가에 귀속되어 있어 토지의 수용이 쉬울 것처럼 생각되지만 실제로는 토지의 사용권을 가지고 있는 개인들의 권리를 존중해 주기 때문에 보상등이 원만히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오히려 곤혹을 치르는 경우가 흔하다. 대우가 하노이시 외곽에 건설키로 한 골프장의 경우에도 이미 베트남정부와 계약을 완료했으나 농민들과 토지수용에 대한 보상문제가 매듭지어지지 않아 아직 공사에 착공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토지에 대한 보상은 사안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토지수용에 따른 이주비로 10년치, 새로운 농지조성에 드는 비용으로 5년치의 농작물과 현재 경작하고 있는 농작물 등 모두 31회분(1년에 2모작 적용)의 농작물가격을 보상비로 지불해야 한다. 대우호텔은 18층에 4백11개 룸을 가진 특급 호텔로 각종 장식이나 시설재들이 대부분 외국에서 수입한 것으로 세계 어느 호텔에도 뒤지지 않는 고급스러움을 자랑한다. 지난 7월1일 객실과 식당가를 중심으로 소프트오픈을 해 객실 영업을 하고 있고 수영장 등 부대시설이 모두 완공되면 10월중 그랜드오픈할 예정이다. 현재 시험가동에 들어간 대우호텔은 하루 평균 1백30∼1백50개정도의 객실이 차고 있어 일단 성공적인 출발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아파트는 대우호텔과 연결되어 되어 수영장 등 각종 부대시설을 공유할 수 있도록 되어 있으며 1베드룸 21세대 2베드룸 59세대 3베드룸 93세대 4베드룸 20세대의 총 1백93세대로 되어 있다. 아파트는 서구식 개념을 도입, 침대를 비롯한 가구와 TV(25인치) VTR 세탁기 가스오븐 등 가전제품이 완비된 초현대식 주거공간으로 지난 5월부터 입주가 시작됐다. 1년치 렌트는 4베드룸이 월 5천3백달러(미화), 3베드룸 월 4천5백달러, 2베드룸 월 3천5백달러, 1베드룸 월 2천5백달러로 대부분 현지에 진출해 있는 외국기업인들을 주고객으로 현재 약 1백세대가 입주를 완료, 입주율이 50%를 넘어섰다. 이런 추세로 가면 연말에는 80%이상 입주가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15층건물의 오피스빌딩은 연면적 2만1천7백㎡로 호텔과 인접해 있으며 최첨단 인텔리전트빌딩으로 지난 4월부터 각종 금융기관과 국영기업등이 입주를 시작했다. 오피스빌딩은 시내중심부에서 떨어져 있어 상대적으로 입주가 더디게 이루어지고 있으나 조만간 주변이 정비되면 입주가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대하비즈니스센터를 건립하고 이를 운영해 나갈 합작법인 대하(DAEHA)는 총 출자액 2천9백만달러 중 대우가 75%, 베트남의 하넬이 25%의 지분을 출자하도록 되어있다. 그러나 실제 하넬이 출자한 돈은 한푼도 없다. 앞으로 대우가 정부에 지불하는 토지에 대한 임대료를 출자지분으로 충당해 나가게 된다. 대우가 지불하기로 한 렌트료는 1㎡당 연간 9.6달러(평당 31.6달러). 따라서 하넬이 지불해야하는 25%의 지분이 모두 불입될 때까지를 역산해 산출된 대우의 임차기간은 38년. 대우는 현재 7.5:2.5인 지분을 23년후에는 6:4로 다시 38년이 되는 해에는 4.5:5.5로 낮추어 주기로 하고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2031년에는 양측이 가진 지분율을 기준으로 자산을 분배한다. 대우는 앞으로 21세기 유망사업중 하나로 호텔업을 꼽고 있다. 이에따라 중국 북경에 있는 5백40개 객실의 루프탄자에 25%의 지분으로 참여해 호텔운영의 경험을 쌓았고 8월말에 오픈한 연변 대우호텔에는 75%의 지분을 출자, 하노이 대우호텔과 같은 자체 로고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대하(DAEHA) 김경원 사장은 『세계 곳곳에 자체 로고를 사용하는 「대우호텔」을 체인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국내에서 운영하고 있는 서울과 경주의 힐튼호텔도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직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대우가 이번에 하노이에 진출한 호텔산업과 아파트 및 오피스건물의 임대업은 제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기영향을 덜 받는 산업으로 그동안 해외의 값싼 노동력을 찾는 데에만 매달려온 우리기업의 세계화 품목이 21세기를 앞두고 다양화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하노이(베트남)=이형주> ◎인터뷰/김경원 대하 사장/“신도시개발 프로젝트도 추진” 『건물을 짓고 난후 이곳의 땅값이 2배로 뛰는 등 당초 예상보다 오피스 아파트 렌트료 등이 많이 올라 내년부터는 흑자를 낼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현지 합작법인 대하(DAEHA)의 김경원사장은 당초 예상보다 여러가지 사정이 대우쪽에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어 상당히 자신에 차 있는 모습을 보였다. ­호수를 메워 호텔을 세운 이유는. ▲얼핏 사회주의국가이기 때문에 땅을 수용하기 쉬워 보이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모든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 국가에 있지만 개인이 사용권을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 경우 국가가 이를 강제로 수용하기도 어렵다. 간혹 정부로부터 사용허가를 받은 토지라도 개인에 대한 보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문제가 발생할 때 베트남정부의 입장은. ▲정부가 일단 허가를 내주고 나면 그 다음은 허가받은 기업과 주민사이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보상금 등이 원만히 해결되지 않을 경우 강제로 토지를 수용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자본주의국가보다 오히려 문제해결이 더 어렵게 느껴진다. 대우가 하노이시 근처에 건설할 예정인 골프장도 정부로부터 직접 허가를 받았지만 현재 수용해야할 토지에 농민 5백60가구중 67가구가 토지보상에 합의하지 않아 공사가 중단되고 있다. ­대하비즈니스센터의 임대기간이 38년이 된 이유는. ▲베트남은 일반적으로 외국기업과 합작하는 경우, 자기자본비율은 총 투자금액의 30%이상, 내·외국인간의 자본금 비율은 최소한 7:3이 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베트남기업들이 실제 자본금을 지불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토지사용료를 매년 자본금으로 적립한다는 조건으로 계약이 체결된다. 현재 대하비즈니스센터의 경우 연간 토지사용료로 ㎡당 9.6달러를 지불하고 있다. 따라서 연간 총 렌트료를 계산, 합작 파트너인 하넬이 적립해야할 자본금으로 역산해 임대기간이 산출됐다. ­앞으로 지분율은 어떻게 되나. ▲현재 합작사인 대하의 지분비율은 대우와 하넬이 7.5:2.5으로 되어 있으나 23년후인 2016년에는 6:4로 낮아진다. 또 38년째가 되는 2031년에는 다시 대우가 15%의 지분을 더 넘겨줘 4.5:5.5로 하넬사의 지분이 많아지도록 계약이 이루어졌다. ­앞으로 계획은. ▲오피스빌딩 뒤편에 남아 있는 토지에 백화점, 쇼핑센터 및 금융가를 형성하기 위해 대단위 복합빌딩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하노이 중심부와 공항도로를 연결하는 고속도로 6.8㎞를 건설한후 공사대금을 토지로 받아 신도시로 개발시키는 프로젝트도 추진중이다.<이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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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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