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혁명은 여성에게 이전과는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안겨준 시기입니다. 직업을 얻을 수 있게 되고 자기 몫으로 돈을 벌게 되면서 사회적 지위가 달라지는 시기였던 것이지요. 어렵게 얻은 지위와 권력으로 여성들이 크건 작건 폭력의 주체가 되게 합니다. 과거와 달리 여성에 의해 자행되는 폭력이 증가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난 17일 서울시교육청 고덕평생학습관에서 열린 고전인문 강좌 ‘영화 속 고전읽기’의 제 4강 ‘역할의 변이, 그 사이에서 시소타기’를 시작하면서 강의를 맡은 방현희(사진) 작가는 이처럼 말했다.
방 작가는 ‘남자의 종말(해나 로진 지음)’과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데이비드 프랭클 감독)’ 등 책과 영화를 통해 남녀 역할의 역사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여성들은 어떤 폭력을 행사하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남자의 종말’은 인류가 탄생한 이래 지배적이었든 남성의 몰락과 쇠퇴의 현상을 진단하고 원인을 파악한 책으로 물리적인 힘과는 작별을 고한 후기 산업사회가 열린 의사소통, 침착히 앉아 집중할 수 있는 능력 등 여성들의 능력이 필요한 시대가 대두된 배경으로 분석했다. 방 작가는 영화 ‘악마는...’의 장면들을 보면서 등장인물인 패션잡지 런웨이의 편집장 미란다 프리슬리를 통해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설명한다.
총 5강으로 이뤄진 이번 강좌는 오는 24일 ‘새로운 관계의 예감-나는 아직도 사랑이 필요해’를 주제로 마지막 강의가 이어진다.
방 작가는 “여성들이 어렵게 얻은 권력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그리고 사회활동을 하면서 현실적으로 받은 스트레스를 터트리기 위해 폭력을 행사하게 된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회적인 연민이 필요하다. 연민이란 타인의 아픔을 공감하게 되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것으로 사랑보다 더 큰 의미로 측은지심 한걸음 더 나아가 인류애라고도 할 수 있다”며 5강의 주제를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과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SK텔레콤과 한국출판인회의가 후원하는 이번 강좌는‘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이라는 브랜드를 내 걸고 오는 2월까지 22개 서울시교육청 도서관에서 다양한 고전 인문학 강좌 프로그램을 잇따라 개최한다.
강의 신청은 무료이며 자세한 일정은 각 도서관 홈페이지 혹은 서울시교육청 평생 학습포털 ‘에버러닝(everlearning.sen.go.kr)’을 참고하면 된다. /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