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박태중씨 일기에 중요한 단서들…/「김현철 진상」 드러날까

◎“시시콜콜한 것까지 기록” 검찰수사 활기김현철씨의 핵심 측근이자 재산 관리인으로 알려진 (주)심우 대표 박태중씨의 검찰 소환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검찰은 이번 사건의 핵심인 박씨에 대한 조사가 「한보­김현철 커넥션」의 실체를 가리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박씨의 재산축적 과정과 자금 출처를 캐는데 수사력을 모아왔다. 검찰은 일단 지난 21일 박씨의 집과 사무실, 은행계좌에 대한 압수수색 결과에 크게 고무돼 있으며 금명간 박씨에게 소환을 통보할 예정이다. 그동안 대검 중수부 직원 50여명을 투입해 철야로 압수물을 분석한 결과 박씨를 불러 비리를 추궁할 만한 실마리를 상당수 확보했다. 특히 검찰을 흥분시키고 있는 압수물은 컴퓨터에 수록된 박씨의 일기. 여기에는 박씨와 현철씨의 연결 고리를 캐는 중요한 단서가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관계자는 『박씨가 일기에 시시콜콜한 것까지 적어놓아 수사에 많은 도움이 될 것같다』고 귀뜸했다. 또 검찰이 확보한 압수품에는 복권제조 인쇄업체인 (주)로토렉인터내셔널 회사장부 등도 들어 있어 박씨의 허점을 찌르는 좋은 자료로 보고 있다. 검찰은 그러나 박씨가 지난 92년 대선 당시 나라사랑실천운동본부 사무국장으로 일하면서 분배하고 남은 돈으로 문민정부 들어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 것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는 수사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나사본에서 남긴 돈을 「종자돈」으로 삼아 조직원들의 뒤를 봐주는 데 상당히 기여한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검찰은 박씨가 현철씨의 초·중학교 동기생이고 대학원까지 같이 다닌데다 현철씨의 정치적 야심을 가장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어떤 형태로든 비자금의 창구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현철씨가 15대 총선에 출마하려 했던 흔적이 여러 곳에서 발견되는 만큼 적어도 총선 출마에 대비, 여러 경로로 돈을 모아뒀을 가능성이 높다. 검찰은 박씨의 재산 파악도 이미 마쳤다. 검찰은 박씨가 대선 직후인 93년 한해동안 55억원 정도를 투자해 부동산을 사들이고 방만한 사업체를 운영한 사실을 확인했다. 조사결과 박씨가 93년 이후 설립했거나 동업한 업체는 아사도(철판구이 음식점)·심우·파라오·두일·우보전자·한국디엠·로토렉코리아 등 7곳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이같은 사전 조사를 토대로 박씨에 대한 혐의를 상당 부분 포착, 「현철­한보 커넥션」의 진상을 밝힌다는 전략을 마련해 놓고 있다.<성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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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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