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골프 손자병법] 자신감이 흔들림 없는 결정 만들어

故敵佚能勞之 飽能飢之 安能動之(고적일능로지 포능기지 안능동지). ‘고로 만일 적이 편안한 상태에 놓여 있다면 방법을 강구해 피로하게 하고, 적이 배불리 먹으면 (보급로를 끊어) 굶주리게 만들며, 안정된 태세를 갖추고 있다면 계략을 써서 불안한 상태에 빠지도록 해야 한다.’ 손자병법 허실(虛實)편은 적의 허점을 찾으라고 강조하고 있다. 골프는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한다. 하지만 골프도 역시 동반자 또는 경쟁자 등 타인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해 자신과 싸우는 것일 게다. 파3 홀에서 흔히 겪게 되는 에피소드 하나. 실제로는 임팩트가 정확하지 않아 볼이 그린에 미치지 못했음에도 A가 “아니, 맞바람이 있는지 7번 아이언이 짧다니…”라는 말을 상대에게 살짝 들릴 정도의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B, C, D 등 나머지 플레이어들은 클럽 선택을 놓고 갈등에 빠진다. 고의로 잘못된 정보를 흘리는 것은 상대에게 혼란을 줌으로써 불안한 상태에 빠지도록 하고 판단력을 흐트러뜨리려는 의도다. 사실 이 같은 식의 ‘작전’은 에티켓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여기서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동반자로부터 이러한 허위 정보를 들었을 때 내 자신이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종종 상대가 교란 작전-악의적인 것은 아닐 테지만-으로 나오면 대개의 경우 순간적으로 마음에 동요가 생기게 된다. 기껏 바람이나 고도 차이 등을 계산하고 그날의 컨디션을 참고해 결정을 내린 상황이지만 곧 생각이 뿌리부터 흔들리기 시작한다. 이미 내린 결정을 두고 고민하는 것은 자신감의 결여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자신감은 꾸준히 연습했을 때만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상황을 생각하면서, 그리고 자신의 클럽별 샷 거리에 대한 확신이 생길 정도로 충분히 연습을 해왔다면 어떤 유혹(?)과 긴장 속에서도 심리적인 평정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가만히 앉아서 꼼짝 않고 있는 적처럼 싸우기 어려운 상대가 없다’는 말이 있다. 자신감을 가지고 상대가 흔들어도 흔들리지 않는다면 상대를 흔들지 않고도 더 크게 뒤흔드는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유응렬 MBC-ESPN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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