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아일랜드, 조세회피 수단 '더블 아이리시' 없앤다

경제성장 버팀목 역할 불구

美·EU 전방위 압박에 백기

2020년까지 폐지하기로

아일랜드가 글로벌 대기업들의 조세회피 수단으로 이용되는 이른바 '더블아이리시(Double Irish)' 시스템을 오는 2020년까지 폐지하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마이클 누난 아일랜드 재무장관은 14일(현지시간) 2015년도 예산안을 의회에 보고하는 자리에서 이 같은 내용의 세제 개편안을 내놓았다.


더블아이리시는 다국적 기업들이 세율이 낮은 아일랜드에 법인을 세워 회사의 기술료(로열티) 명목으로 자금을 이동시킨 뒤 이를 다시 버뮤다·케이맨제도 등 제로 세율 지역으로 옮겨 납부할 세금을 최소화하는 회계기법이다. 페이스북·마이크로소프트(MS)·구글 등 굴지의 정보기술(IT) 기업 및 글로벌 제약업체 등 수백여개 기업이 이 방식을 활용해 매년 수백억달러 상당의 절세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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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아이리시는 변변한 국가산업이 존재하지 않는 아일랜드가 '켈틱 호랑이'로 불릴 정도의 탄탄한 경제를 유지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기업들의 조세회피 행위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미국·유럽연합(EU) 등도 전방위 압박을 가하면서 아일랜드 정부가 백기를 들게 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실제 EU집행위원회는 아일랜드가 자체 폐지하지 않으면 더블아이리시에 대해 대대적인 조사를 하겠다고 경고했으며 최근에는 애플과 아일랜드 간 세금 관련 계약에 대한 조사에도 착수했다.

누난 장관은 내년부터 아일랜드에 신규 등록된 기업들은 더블아이리시를 할 수 없고 통상세율인 12.5%의 법인세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방식을 활용하는 기존 기업들에는 6년의 유예기간을 줬다.

다만 아일랜드 정부는 글로벌 기업들의 유인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 특허 등 지식재산 발생 소득분에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이른바 '지식개발 박스'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EU가 제동을 걸고 나선 영국의 '특허 박스'와 유사한 방식의 세제혜택 방안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WSJ는 "이번 조치로 많은 기업이 회사 구조를 재정비하고 과거보다 많은 세금을 내야 할 것으로 보이지만 투자유치를 위해 많은 국가가 경쟁적으로 제공하는 인센티브 등을 감안하면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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