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까르푸매각 "공은 롯데로" 본격 실사착수

인수희망가 1조 9,000억대로 "일단 유리한 고지"<br>고용승계·최종가격등 놓고 치열한 줄다리기 예상

‘이제는 롯데 손에 달렸다.’ 가장 많은 금액을 써내 까르푸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롯데쇼핑이 최근 외부 M&A전문업체에다 용역을 주고 변호사, 회계사 등과 팀을 꾸려 까르푸 본사 및 지점에 대해 본격적인 실사 작업에 착수, 까르푸 인수에 더욱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관계자는 “지난 13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곧바로 증권가 M&A컨설팅 업체에 용역을 주고 까르푸 현장실사에 돌입했다”며 “적어도 한달간은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어서 최종 계약은 5월말이나 6월초에 발표될 것 같다”고 밝혔다. 또 다른 우선협상대상자인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역시 현장 실사중이나 롯데와의 금액 차이 등 넘어야 할 산이 많고, 신세계와 이랜드는 까르푸 국내 대리격인 법률회사 ‘김&장’과 꾸준히 접촉하고 있으나 ‘인수 금액을 더 이상 올리지 않겠다’는 최고경영진의 결정에 따라 이번 실사에서 제외돼 사실상 까르푸 매각의 향배는 롯데의 의지에 달린 것으로 보여진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인수희망가로 1조9,300억원을 써내 1조7,000여억원의 홈플러스, 1조5,000여억원을 베팅한 신세계와 이랜드를 현격한 차이로 앞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롯데의 까르푸 인수가 유력한 것으로 예상되지만 ▦고용승계 ▦강성노조 ▦임차매장 ▦환전수수료 ▦경매점포 ▦세금 등 여러 가지 변수가 워낙 많아 협상에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특히 롯데 내부에서 경쟁업체에 비해 배팅 금액이 과도하다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어서 인수금액을 비롯 제반 변수를 둘러싼 까르푸와 롯데의 ‘기(氣)싸움’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이번 인수전에 참여했던 모 업체의 한 관계자는 “롯데와 나머지 업체간의 인수가격 차가 워낙 크다 보니 우리도 롯데가 최종 인수자로 결정될 가능성을 90% 이상으로 보고 있다”며 “하지만 롯데가 경쟁사의 의도를 간파한 이상 이런저런 이유로 금액을 조정하려 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30쪽에 달하는 까르푸의 조건 중 롯데가 가장 심각하게 문제삼고 있는 부분은 고용승계. 까르푸는 정규직은 물론 계약직 직원들도 2년간 고용을 보장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반면 롯데측은 ‘돈은 줄 수 있지만 고용보장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계약직 직원들의 해고를 제한하는 단체협약 조항들을 문제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우선 까르푸 노조는 민주노총이고, 롯데는 한국노총으로 출발선이 다르다”며 “특히 까르푸 노조원이 1,200명을 넘어서고 있는 등 자꾸 불어나고 있어서 고용승계를 요구하는 까르푸 노조의 단협 사항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임차매장과 경매점포도 걸림돌로 작용할 태세다. 롯데는 미용실, 음식점 등 매장 내 임대점포에 대해 까르푸가 재계약 및 해지 등을 직접 해결해주기를 원하지만 까르푸는 통상 매각 2달전 통보를 지키지 않은 채 롯데측에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5월께 경매로 나올 예정인 분당 야탑점에 대해서도 까르푸는 롯데가 인수할 경우 야탑점 역시 롯데가 승계하는 데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롯데는 변수가 생긴 이상 야탑점은 M&A건에서 제외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60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야탑점은 사실상 까르푸의 최고 알짜배기 점포로 평가 받고 있다. 이외에도 까르푸는 100~200억원의 환차익을 올리기 위해 매각 대금을 원화가 아닌 유로화로 지불해 달라며 롯데측과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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