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안에 헤지펀드 운용사로 전환할 예정입니다. 3년 전 헤지펀드 시장 진출을 목표로 회사를 설립했던 꿈이 이뤄지는 것입니다. 시장의 방향성에 상관없이 투자자들이 꾸준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을 선보이겠습니다."
김정우(사진·45) 쿼드투자자문 대표는 25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헤지펀드 전문 운용사로 전환하면 첫 작품으로 국내 주식형 롱쇼트펀드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쿼드투자자문은 금융위원회에 헤지펀드 운용 예비인가를 신청해 놓은 상태로 올해 안에 헤지펀드 최종 승인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자본시장법 시행령이 개정돼 지난 2011년 말 도입된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이 올해 말이면 만 3세가 된다"며 "3년 정도의 실적자료가 축적되면 투자자들에게 의미있는 판단 기준을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난 3년간 롱쇼트전략을 통해 꾸준한 성과를 거둬왔기 때문에 헤지펀드 상품에도 투자수요가 몰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쿼드투자자문의 롱쇼트 운용 능력은 최근 파생결합사채(ELB)를 통해 검증됐다. 지난 3월 쿼드투자자문이 운용하는 롱쇼트전략지수 ELB에 100억원을 투자한 한 법인이 2년 만기를 맞아 20억원이 넘는 수익을 거둔 것이다. 쿼드투자자문은 우리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와 계약을 맺고 롱쇼트 ELB를 운용하고 있다. 쿼드투자자문의 롱쇼트 ELB는 연 7~8%대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원금을 보장해 기관과 법인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지난 3월부터 일반인에게도 롱쇼트 ELB 판매가 허용돼 시중금리 이상의 수익을 추구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앞다퉈 돈을 넣고 있다.
김 대표는 최근 롱쇼트 ELB에서 20%가 넘는 고수익을 거둔 비결을 묻자 가장 먼저 "좋은 운용팀 덕분"이라고 답했다. 그는 "주식운용은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라며 "시장에서 괜찮다고 평가받을 만한 운용팀을 만들었다고 자부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쿼드투자자문의 주식운용팀에는 김 대표를 포함해 11명이 속해 있다. 김 대표는 개인 스타플레이어에 의존하지 않고 팀이 힘을 합쳐 꾸준한 성과를 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 대표는 "시니어 매니저 중심이 좋은지, 분권화된 팀제가 좋은지는 태권브이와 마징가Z 중 누가 더 강한지에 대한 답을 찾는 것과 같다"며 "운용사나 자문사마다 각자의 스타일이 있겠지만 쿼드투자자문은 의사소통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팀워크를 중시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운용팀은 제조업의 공장과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는 운용팀을 유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롱(매수)와 쇼트(매도) 비중을 동일하게 유지하는 것도 쿼드투자자문의 롱쇼트가 잘 나가는 비결 중 하나다. 김 대표는 "롱 포지션과 쇼트 포지션을 똑같이 구축해 시장 방향성과 상관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쿼드투자자문의 롱쇼트 운용능력이 입소문을 타면서 수탁액(자문형랩, 투자일임)은 1조2,000억원까지 늘었고, 이 중 절반은 롱쇼트 전략으로 운용된다.
최근 롱쇼트펀드의 수익률이 악화되자 시장 일각에서는 롱쇼트펀드가 한계에 도달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김 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김 대표는 "롱쇼트펀드가 이달 들어 순유출 흐름을 보이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아직도 성장여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롱쇼트 시장의 적정 규모가 존재한다는 사실에는 동의하지만, 롱쇼트 시장은 10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수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선진 시장에서는 롱쇼트 비중이 1% 수준"이라며 "우리나라 주식시장 규모가 1,000조원 이상임을 고려할 때 현재 7조원 규모인 롱쇼트 시장은 10조원까지 3조원 가량 추가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대표는 올해 해외시장 개척 사업에도 속도를 높여나갈 예정이다. 쿼드투자자문은 지난 2월 홍콩에 자회사인 '쿼드캐피탈매니지먼트'를 설립했다. 홍콩 증권감독위원회(SFC)에 인가를 신청한 상태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 투자자들이 국내 시장에 치중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해외투자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10년을 내다보고 해외사업에도 꾸준히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