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기대 모으는 한국판 '컨슈머 리포트'

한국판 '컨슈머 리포트' 발행이 추진되고 있어 소비자 보호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에도 미국의 컨슈머 리포트 같은 것이 필요하다"며 소비자 유관기관 및 시민단체들과 공동으로 소비자를 위한 가이드 발간을 추진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 같은 컨슈머 리포트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은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ㆍ가격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과 평가자료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데 있다. 지금까지 소비자들은 소비활동에서 생산자 또는 공급자들이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광고ㆍ선전 또는 정보와 자료 등에 의존해 피해를 입거나 불합리한 선택의 위험에 노출돼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품질과 가격을 비교 평가하는 컨슈머 리포트가 있을 경우 소비활동을 보다 합리적으로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제조업체나 유통업체들에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가격을 합리화하고 품질을 높이는 압력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인위적인 가격인하가 아니라 시장의 힘에 의한 가격인하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정부는 한국판 컨슈머 리포트의 첫 단계로 소비자단체들이 주도해 서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품목의 가격정보를 리스트로 만들어 관련 홈페이지에 올리면 소비자원이 이를 통합 공시하는 소비자정보 허브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소비자연맹이 발간하는 월간지인 컨슈머 리포트는 미국인의 상품선택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 같은 권위를 갖게 된 것은 오랫동안 재정독립을 바탕으로 공신력을 쌓아왔기 때문이다. 현재 유료 구독자만도 무려 720만명에 달하고 상품 테스트를 위해 연간 250억여원을 쓸 수 있을 정도로 튼튼한 재정기반을 갖고 있다. 한국판 컨슈머 리포트가 성공하기 위해서도 이 같은 독립적인 재정기반을 바탕으로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사업을 벌이기보다는 실천 가능한 분야에서 출발해 점차 범위를 넓혀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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