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일본영화 순차개방을 한지 1년반. 영화수입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일본영화가 잇따라 국내에 상륙했지만, 그동안 흥행에 성공한것은 「러브레터」정도로 한국서 큰 재미를 못봤다. 그러나 서정적이고 젊은 감각에 맞춘 일본영화들이 밀려오는 올 상반기부터는 한국영화나 할리우드 영화가 실패한 새로운 관객층 개발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지난 1월부터 매월 1편이상씩 일본영화가 극장가에 붙여져 올해안에 올려질 일본영화는 줄잡아 30여편. 일부 영화들은 지난해 부산영화제등을 통해 알려지고 일본영화 마니아들 간에 「필독영화」들이 대거 포함돼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그러면 지금까지의 성적표를 보자. 7편에 총관객 1백17만여만명(이하 서울). 기대에 못미치는 출발이다. 첫 작품 「하나비」에 3만7,000명이 들었고, 「가게무샤」는 5만8,000명. 「우나기」3만5,000명. 「나라야마 부시코」는 3만8,000명이었다. 「링」은 8만명, 「소나티네」는 3만명. 그러나 이와이 순지 감독의 「러브 레터」에 와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서울에서만 70만명을 기록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능가하는 대성공이다. 지난 1월 개봉해 3주째를 맞고 있는 「철도원」은 20만명을 넘었다. 피카디리를 중심으로 7개관이 앞으로 6주이상의 장기전으로 들어서, 30만명 이상의 관객 동원이 예상된다.
「러브레터」「철도원」의 성공은 홍콩 멜로 드라마 못지않은 시장을 확보하리란 예감을 갖게 한다. 지나치게 대중적이어서 편차가 심한 홍콩영화, 영화제에서만 열광하는 극소수 마니아를 제외하면 고정관객층이 완전히 무너진 유럽 예술영화와 비교하면 안정된 관객을 확보한 셈이다. 그들 대부분이 유행에 민감한 젊은층이 아닌 중·장년층이란 점도 또다른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