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도자기, 유럽산 명품자기의 콧대를 꺾다’ 국내 도자기 업체들이 유럽제품을 제치고 중동왕실에 입성하는가 하면 해외 유명백화점에 납품되는 등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굳히고 있다.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주문자상표생산(OEM) 비중이 60~70%에 달하던 시절과는 확 달라진 대접을 받고 있는 셈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도자기는 최근 자체 고가 브랜드인 ‘프라우나’를 중동에 위치한 한 국가의 왕실자기로 납품했다. 특히 이번 공급은 유럽의 명품자기 브랜드와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한국도자기가 최종 선정됐기 때문에 각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회사측은 전했다. 한국도자기는 이외에 최근 두바이의 7성급 호텔인 버즈 알 아랍에 식기를 공급했으며 다른 중동국가에도 수백만 달러 규모의 공급계약을 새로 체결하는 등 중동 귀족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중동 고가시장의 경우 단순한 가격경쟁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며 “이곳에 납품하는 제품들은 일반 제품의 4~5배에 달하고 있지만 제품의 디자인과 질적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행남자기 역시 야심작으로 내놓은 고가제품인 디자이너스콜렉션이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 ‘명품’ 대접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처음 진출한 중국은 현재 10개인 매장수를 1년 만에 두 배로 늘릴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중국내 대형 백화점은 경기 침체와 상관없이 해외 명품 브랜드의 매장을 확장하는 추세”라며 “최근 중국 바이어들이 잇따라 방문해 백화점에 행남자기 매장을 추가로 세워달라고 요청해오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달 런칭한 고급 전통자기인 ‘고요’도 최근 홍콩과 싱가포르, 일본 등 아시아 국가에서 구매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고요는 7첩 반상기가 수십만원에 이를 만큼 가격이 비싸지만 전통자기라는 희소성 덕택에 해외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도자기업체들은 중국산 저가제품 등과 가격경쟁을 벌일 경우 승산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앞으로 구매력을 갖춘 상위계층을 타깃으로 삼아 이 같은 ‘프리미엄 전략’을 더욱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행남자기 관계자는 “경기침체 상황에서 예전처럼 가격만 내세우다간 출혈경쟁에 빠져들 수 밖에 없다”이라며 “중저가 도자기 제품은 더 이상 내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도자기측도 “한때 매출의 60%를 웃돌던 OEM 비중이 현재 30% 수준까지 떨어졌다”면서 “이미 글로벌 4대 브랜드로 인정받기 시작한 만큼 앞으로도 자체 브랜드를 앞세운 프리미엄 제품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