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책과 세상] 위기의 현대 문명… '틀을 깨는 사고'가 해법이다

■지금, 경계선에서(레베카 코스타 지음, 쌤앤파커스 펴냄 )


마야문명, 로마제국 등 과거 번성했던 문명을 분석해 환경재난, 지구 자원 고갈, 분쟁 등으로 위기에 처한 현대문명이 벗어날 수 있는 해법을 모색한다. 저자는 인류가‘진보냐, 몰락이냐’의 경계선에 서 있다고 진단한다.

경기침체·환경재난·분쟁…
사회 복잡성 갈수록 심각 과거 문명 붕괴 패턴 분석
'통찰 영역' 확대등 해법 제시
기원전 2,600년부터 서기 900년 사이에 고도로 발달했던 마야문명은 약 1,200년 전인 서기 750년부터 850년 사이에 사라지고 만다. 마야문명은 현재 멕시코, 과테말라 등에 자리잡았고 인구가 1,500만명, 인구밀도는 미국 시카고 수준으로 알려져 있으며 전기나 기계 등 현대문명의 이기(利器) 없이 광대한 땅에서 질서를 잡아 3,000년 이상 번영을 누렸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마야인들이 기술, 조직, 예술 분야에서 혁신적인 결과물들을 배출해냈다는 사실은 유적을 통해 입증되고 있다. 그처럼 강성했던 마야사회는 어떻게 단 1세기만에 붕괴되고 말았을까. 현재의 문명 시스템이 과거 마야문명처럼 한계에 도달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세계 경기침체, 환경재난, 지구 자원 고갈, 분쟁, 강력한 유행성 바이러스의 확산 등 현대 사회의 복잡성은 심각해지고 있다. 사회생물학자인 저자는"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의 복잡성과 방대함은 인간 유기체가 지금까지의 진화를 통해 획득한 인식 능력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게 됐다"고 주장하며 인류가 현재 '진보냐, 몰락이냐'의 경계선에 서 있다고 진단한다. 그리고 마야, 로마제국 등 과거 번성했던 문명의 붕괴 패턴을 분석해 현대사회가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한다. 그는 인류가 지난 수천 년간 의지해온 좌뇌와 우뇌의 분석적 사고에서 벗어나 제3의 영역인 통찰(洞察)의 영역을 확대시킬 때 비로소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마야문명의 붕괴 원인에 대해서는 무분별한 전쟁, 극심한 가뭄, 환경변화, 인구폭발, 식량부족 등 학자들마다 견해가 다르지만 저자는 더디게 진행되는 인간 진화와 빠르게 진행되는 사회 발전 사이에 변화 속도의 차이 때문에 나왔다는 시각을 제시한다. 한계점에 도달했을 때 마야인들은 다른 거대 문명처럼 위험한 문제들을 다음 세대로 전가하는 길을 택했고 결국 문제가 점차 커져 몰락하게 됐다는 것이다. 저자는 현재 인류가 마야, 로마 등 과거 문명이 처했던 바로 그 한계점에 똑같이 직면했다고 분석한다. 그럼에도 인류가 현재 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이유는 인간 사회에 견고한 '오래된 믿음의 장벽'이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예컨대 복지에는 찬성하지만 증세에는 반대하는 분위기, 경기부양책은 찬성하지만 구체적 대안에는 반대하는 태도 등이 그런 예다. 복잡성의 시대에는 거짓 분석도 나타난다. 미국 주가동향과 방글라데시 버터 생산량과의 상관관계를 진실로 믿었던 주식시장의 사례가 그 중 하나다. 저자는 자본주의가 출현한 이래 역사적, 과학적, 경제적 진보가 지속될 것이라는 시각에 의문을 제기하고 현대인들이 복잡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래된 믿음의 장벽들'을 찾아내고 '통찰의 영역'을 확대시켜야 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복잡한 현행 탄소절감 계획 대신 '흰색 도로와 흰색 지붕 칠하기'처럼 신선하고 통찰적인 해법 제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틀을 깨는 사고'의 중요성을 강조한 셈이다. 저자는 "인류는 현재 경계선에 서 있고 우리의 선택에 따라 인류의 미래는 극적으로 달라진다"고 강조한다. 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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