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요동치는 저울추

제10보(117~168)


과연 이세돌은 배짱의 사내였다. 백22, 24로 꾹꾹 누르자 분단된 우변의 흑이 두집 내고 살기 바쁘다. 흑25는 우상귀의 흑진에 나쁜 영향을 끼치게 되므로 평소 같으면 절대로 두지 않는 수이지만 지금은 다급한 처지이므로 어쩔수 없다. 최철한이 흑37로 수습하자 이세돌은 백38로 다시 맹공격이다. 밀고 밀리는 몸싸움이 흑59까지로 일단락되었는데. “뭐야. 백대마가 무사히 죽었잖아”(홍성지) 최철한은 우하귀의 백을 무사히 잡는데 성공했다. 그렇다면 흑의 역전승인가. “묘한 일이야. 여전히 백이 이겨 있어. 백대마는 희생됐지만 상변에서 중원까지를 최대한 확보했기 때문에 백승이 확실하게 됐어”(이영구) 쌍방이 흥분해 있었던 모양이다. 경쟁이라도 하듯이 말도 안되는 완착들이 나와 승부의 저울추가 요동을 치게 된다. 먼저 실착을 저지른 쪽은 이세돌. 백60이 패착이 될 뻔한 수였다. 참고도1의 백1 이하 7로 깔끔하게 마무리했으면 백이 반면으로도 이기는 바둑이었다. 이세돌이 백60이라는 멍청한 수를 두는 순간 승리는 최철한에게로 넘어갔다. 그러나 최철한은 굴러들어온 후지쯔배를 움켜쥐지 못하고 떨어뜨린다. 흑67이 말도 안되는 악수였다. 백68을 불러 왼쪽 흑 3점이 떨어지는 수단을 남겼고 모처럼 찾아왔던 승리의 기회는 슬그머니 사라져 버렸다. 흑67로는 참고도2의 흑1 이하 9로 마무리하는 것이 최선이었으며 그 코스면 확실한 흑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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