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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위안화 절하는 중국의 과속방지턱

헤이든 브리스코, 얼라이언스번스틴 아시아 태평양 채권 담당 이사


세계의 경제를 쥐락펴락하며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인공들이 지난주 베이징에서 만났다. 이틀에 걸쳐 열린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 미국과 중국은 국제·지역 문제를 비롯한 경제 협력관계에 대한 논의를 펼쳤고 시장은 위안화 추가 절상 이슈에 주목했다.

미국은 이전부터 중국의 환시 개입에 대해 경고해왔고 미중 전략경제대화 직전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 역시 위안화 약세에 대해 강하게 비난했다. 이에 대해 러우지웨이 중국 재정부 장관은 중국의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고 역외 자금 흐름이 정상화되지 않아 개입을 지속할 수밖에 없다며 중국 당국이 위안화 절하에 개입하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줬다.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도 알 수 있듯이 위안화의 가치 하락은 중국 당국의 정치적 의도가 강하게 반영돼 있다. 환율변동폭 확대는 투기성 자본과 핫머니를 감소시키는 데 그 목적이 있었다. 핫머니의 중국 외환보유액 유입이 1월과 2월에는 각각 380억, 250억달러였으나 위안화 절하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해 3월 300억달러 유출이 있었다고 추정되고 있어 실제로 중국인민은행의 의도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일부에서는 중국 당국이 수출주도 회복을 위해 위안화의 가치를 더 떨어트릴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위안화는 아래의 세 가지 이유로 인해 계속해서 하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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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수출주도 경제 회복을 위해 계속해서 위안화를 낮추면 호황을 누리던 당시 경험했던 디플레이션 수출을 다시 겪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늘날의 글로벌 경제 회복이 취약하고 느리기 때문에 더 큰 잠재적 위험을 몰고 올 것이다. 결국 이런 움직임은 중국의 통화관리정책을 빈번하게 비판하는 미국과 대결구도를 형성할 수 있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절하를 계속해서 강행하며 미국과 등을 지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위안화 절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의 위안화 국제화 정책을 거스르는 행동이다. 우리는 한중 정상회담에서의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 등을 통해 중국 당국의 강한 위안화 국제화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통화의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신뢰를 생성·유지해야 하는 것은 중국의 가속화되는 국제화 정책에 있어 필수적이다.

위안화는 중국 정부가 그들의 경제 개혁이라는 최종 목표를 이루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이다. 중국의 가장 최우선시되는 정책은 내수가 무역과 함께 큰 역할을 담당함으로써 다양하고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을 확보해 사회질서를 보존하는 것이다. 시장에 더 자유로운 통솔권을 줄 수 있는 개혁을 통해 그 목적을 추구하고 있다. 중국의 금융 개혁 중 위안화 국제화 전략은 여기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고 2월 환율변동폭을 늘린 것은 작지만 전체로 봤을 때 아주 중요한 전략이었다.

수개월 내 중국 통화는 다시 상승해 내년 이맘때쯤이면 4~5%의 장기적 가치상승 커브로 돌아올 것이다. 현재의 위안화 절하는 도로의 과속방지턱과 같은 정치적 장치로 일시적 현상이다. 투자자들은 운전을 할 때처럼 바로 앞의 방지턱만을 보지 말고 멀리 길을 내다볼 수 있는 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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