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실 이어질땐 신용위기 재발 우려사치성 소비재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는 경고는 단순 내수형 소비에 의존한 경제회복이 한계에 달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이 같은 사치성 소비가 가계부실로 이어질 경우 'IMF 신용위기' 재발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 수입구조 불건전성 심화
무협 발표에 따르면 소비재 수입은 98년 77억달러에서 지난해 153억달러로 급증했으나, 원자재 수입은 지난 98년 전년대비 33.7%의 감소를 보인데 이어 올해(1~8월)도 3.4%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자본재 수입도 같은 기간 35.6% 감소에서 올해는 2.6%의 소폭 증가에 그쳤다.
지난 93~97년에는 수출용 수입이 전년대비 연평균 16.1%의 증가세를 기록하면서 수입시장 분위기를 주도해 왔으나, 98~2001년에는 내수용 수입이 연평균 18.6%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올해도 수출용 수입은 8월까지 4.8%가 감소한 반면 내수용은 6.7%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무협 관계자는 "자본재나 원자재 수입이 줄어드는 것은 중장기적인 수출 기반 구축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가계 부채증가로 신용위기 우려
가계 대출이 급증하면서 상환불능에 따른 은행권의 재부실 우려도 우리 경제의 회복을 옥죄는 요소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난 2ㆍ4분기 국내 주택담보 대출은 3조6,100억원에 달해 한 분기 사이 무려 2배가량 늘어나는 등 가계부채 비중이 금융위기이전 국내총생산(GDP)의 50%이하에서 최근 70% 수준에 육박했다.
그 결과 국내 5위 은행인 하나은행의 경우 2년전 약 25%였던 소매 대출 비중이 전체 대출의 42%로 증가했고 신한은행도 이 비율이 지난 2000년 31%에서 50%로 급증했다.
이 신문은 이에 따라 한국은행이 지난 5월 금리를 4.25%로 인상한 뒤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만 미국의 수요 둔화 등 세계경기의 악화로 정책 결정에 혼선을 빚고 있다고 소개했다.
임성호 무협 차장은 "98년 수입선 다변화 해제 이후 캠코더 등 대일의존 수입품은 물론 화장품, 위스키, 골프용품 등 고가 사치성 소비재 수입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강동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