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 정계, 부채·예산협상 앞두고 전운

민주 "추가 세수 확보해야"<br>공화 "지출 삭감 먼저" 팽팽

미국 재정절벽(정부 재정지출의 갑작스런 중단이나 급감에 따른 경제충격) 협상의 '2라운드'로 불리는 부채상한ㆍ예산삭감 협상을 앞두고 미 정치권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지난해 말 협상에서 20년 만의 부자증세를 이끌어내며 승기를 잡았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은 후속협상에서도 세수 추가확보 방안을 마련할 방침인 반면 공화당은 과감한 재정지출 삭감 외에 더 이상의 방법은 없다며 배수진을 치고 있다. 이 때문에 양자 간 후속협상은 1라운드 때보다 더욱 험난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은 오는 2월 말까지 국가부채 상한선을 올리지 않으면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처하게 된다. 또 같은 기간 내에 예산 삭감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국방부 등의 예산이 자동으로 삭감되는'시퀘스터'에 들어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치권의 협상이 시급하지만 양측은 일단 여론전을 벌이며 기싸움을 하고 있다. 독기를 품은 쪽은 공화당이다. 재정절벽 협상에서 패배한 후 당내 분열까지 일어났던 공화당은 향후 협상에서 민주당이 주저하는 지출삭감을 맹렬히 밀어붙이며 협상의 주도권을 잡을 계획이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ABC방송에 출연해 "세금 이슈는 이제 완전히 끝났다. 흘러간 이야기"라며 "이제는 지출중독이라는 실질적인 문제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회보장ㆍ노인의료보험ㆍ저소득의료보험 등 그 어떤 것도 지출삭감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부채한도를 높이려면 민주당과 백악관이 지출삭감에서 양보를 해야 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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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은 공화당에 맞서 세법개정 등을 강조하며 추가 세수원 확보로 지출삭감 규모를 줄이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상원의 2인자인 딕 더빈 민주당 의원은 같은 날 CNN에 출연해 "공제ㆍ신용거래ㆍ세법에 따른 특별조치 등을 자세히 점검해봐야 한다"며 추가 세수확보 방안 마련을 제안했다. 또 그는 "미국 세법을 피해 해외에 자산을 예치하는 사람들을 재조사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1차 협상 당시 여론전으로 재미를 봤던 오바마 대통령도 또다시 공화당에 대해 압박의 수위를 높이기 시작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4일 주례연설에서 2011년 여름에 발생했던 디폴트 위기 상황을 언급하며 "의회는 지난번에도 이런 위협을 가해 미국경제가 엄청난 고통을 겪었다"면서 초당적 협력을 요구했다.

정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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