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대만 총통선거 D-2] "티베트 사태 이후 선거판 요동"

與집권 8년 경제실책 심판 분위기 우세서<br>‘독립’에 관심 기울이는 부동층 크게 늘어<br>셰창팅 민진당 후보 이념대결로 역전 노려


“티베트 사태 이후 대만 독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총통선거 상황이 크게 달라졌어요.” 대만 타이베이(臺北)시 톈진(天津)가에 직장을 둔 J씨는 오는 22일 총통선거를 앞두고 “그동안 선거판세는 지난 8년간 민진당 집권기간 경제실책을 심판하는 분위기가 우세했지만, 티베트 사태에 대한 비판적인 언론보도가 계속되면서 독립에 관심을 기울이는 유권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8년만의 정권교체 여부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대만 총통선거에서 ‘경제회생’을 표방하며 굳히기에 들어간 마잉주 국민당 후보와 티베트 사태를 계기로 한 ‘이념대결’로 막판 뒤집기를 노리는 셰창팅(謝長廷) 민진당 후보가 선거전이 크게 요동치고 있는 것이다. 대만의 독립을 주장하고 있는 셰 후보는 19일 거리 유세를 통해 티베트와 대만의 유사성을 강조하며 지지자들의 결집을 노리는 한편, 20%에 가까운 부동층의 표심(票心)을 흔들고 있다. 셰 후보는 이에 앞서 지난 17일 타이베이(臺北)의 자유광장에서 열린 ‘티베트 민중 평화기원 행사’에 참석해 “피를 흘리며 중국에 억압당하고 있는 티베트의 인권 문제에 전 세계의 관심이 필요한 이 시점에 비슷한 처지인 우리도 모른 척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마잉주 후보는 천수이볜 총통 집권기간 대만독립 정책만 고집하다가 경제를 파탄지경에 이르게 한 점을 상기시키면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천 총통은 2000년 취임 이후 강력한 독립 노선의 추진으로 양안 갈등이 고조되면서 집권 이듬해인 2001년 마이너스 2.2% 성장이라는 최악의 경제성적표를 받은 뒤 2004년을 제외하고는 3~4%대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따라서 셰 후보의 이념대결을 통한 막판 뒤집기 시도가 경제파탄론에 막혀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아직은 우세하다. 대다수 현지 언론들은 마 후보가 셰 후보를 누르고 무난히 총통 관저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시보(中國時報)의 가장 최근 여론 조사(10일)에서는 마 후보와 셰 후보의 지지율이 각각 49%와 22%로 나타났고, 연합보(聯合報)의 조사에서는 각각 52%, 22%의 지지도를 기록했다. 하지만 티베트 사태 이후 독립 희구론자들이 상당수를 차지하는 부동층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대중지인 대만 빈과일보는 이번 대선의 최종 득표율이 마 후보 56.4%, 셰 후보 43.6%로 그 차이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대만 대선에서 격돌하게 될 마잉주 후보와 셰창팅 후보는 모두 대만대 법학과 출신의 법조인으로 마 후보는 중국 지향적인 외성인(外省人ㆍ1949년 이후의 한족 이주자)을, 셰 후보는 독립 추구형의 본성인(本省人ㆍ명나라 시기에 이주한 한족 후손)을 대표하고 있다. 또 마 후보는 정통 엘리트 코스를 거쳐 순조롭게 정계에 입문, 대중적 인기를 등에 업고 승승장구하고 있는데 반해 셰 후보는 인권 변호사를 지내고 치열한 경쟁을 통해 올라온 인물로 마 후보는 미국에 치중하는 외교관을 갖고 있는 반면, 셰 후보는 일본과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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