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22일 `조용환 살리기'에 대해 강한 의지를 드러내며 한나라당에 강온전략을 폈다.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이 전날 예상을 깨고 양승태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에 대한 국회 본회의 표결에 참여, `양보정치'라는 새로운 승부수를 던진 데 이어 직간접적 압박과 회유에 나선 것.
김진표 원내대표는 이날 당 고위정책회의를 주재하면서 "양 대법원장이 법과 정의, 인권수호, 사회적 약자 배려, 사법개혁 등 국민의 염원을 잘 받들어 (임기를) 수행하기 바란다"고 말문을 열었다.
양 대법원장에게 덕담을 건넨 것이지만 민주당의 `대승적 결단'을 부각시켜 이념 논란을 이유로 3개월째 조용환 헌법재판관 선출을 거부하는 한나라당을 에둘러 압박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는 "이제 조 후보자 선출안 처리만 남았다"며 한나라당의 대승적인 협조와 결단을 요구했다.
노영민 원내 수석부대표는 양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표결 참여에 대해 "충정에서 내린 결단"이라고 자평한 뒤 "조 후보자에 대한 지명철회나 자진사퇴는 절대 없을 것이다. 한나라당이 입장을 바꾸는 것 외에는 해결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끝까지 인준을 거부하면 19대 총선에서 다수당이 돼 통과시킬 것"이라며 "99마리의 양을 가진 한나라당이 민주당의 한 마리 양마저 빼앗겠다는 오만한 심보를 국민은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의 정당정치 회생을 위한 양보와 직간접적인 압박에도 한나라당이 당장 조 후보자 선출안 처리에 협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차기 국회 본회의가 다음달 10일로 예정돼 있으나 10ㆍ26 보궐선거를 앞두고 보수층 분열의 불씨가 될 수 있는 조 후보자 선출안 처리에 한나라당이 섣불리 나서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끝나면 승패에 상관없이 한나라당도 부담을 덜 수 있다"며 "정당정치의 복원을 위한 민주당의 양보에 한나라당도 화답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