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중일 바둑 영웅전] 세력을 곤마로 본다

제3보(33~52)



이번에도 이세돌은 흑33으로 일단 귀를 지켰다. 귀의 실리를 호락호락 내주지 않겠다는 착점이다. 좌상귀 방면에 세력이 준비된 터이므로 참고도1의 흑1로 협공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한 장면이다. 백은 2 이하 14로 실리를 챙기고 볼 것인데 상변 일대에 건설된 흑의 세력권도 굉장해서 흑도 불만이 없다. 다케미야9단처럼 외세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흑이 좋다고 단언할 것이다. 그러나 이세돌은 실리파이다. 집부족증을 이 세상의 그 어느것보다도 싫어한다. 흑35를 보고 유창혁이 또 말한다. "또 놀랐습니다."(유창혁) 두텁게 지키는 것은 이창호류인데 발빠르기를 위주로 하는 이세돌이 흑35로 점잖게 지키다니. 유창혁은 계속해서 말한다. "이세돌의 바둑이 전보다 성숙했다는 증거로 보입니다."(유창혁) 흑35는 흑37을 염두에 둔 수였음이 밝혀졌다. 흑47까지 이세돌은 백을 분단하여 기세를 올리고 있다. "이 코스는 흑이 일방적으로 좋아 보이는데 강동윤이 다른 코스를 강구하지 않은 것을 보니 이 진행이 나쁠 것도 없다는 판단인 모양입니다."(유창혁) "강동윤은 좌상귀 일대의 흑세를 세력으로 보는 게 아니라 곤마로 보는 겁니다. 상변에서 힘을 비축하여 그 곤마를 공격할 작정이지요."(원성진) 원성진은 이날 사이버오로의 해설을 맡았다. 흑51은 현명한 자중이다. 참고도2의 흑1로 젖히는 것은 백2 이하 6의 공격이 통렬한 수단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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