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카드債 10조 속속 만기

카드사들이 발행한 채권의 유통이 크게 줄고 금리가 급등하는 등 카드사들의 경영위기가 해소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은행 특정금전신탁에 편입된 10조원 안팎의 카드채가 7월부터 속속 만기가 돼 ㆍ`7월 금융위기설`이 증폭되고 있다. 정부의 카드사 지원책이 종료되는 오는 6월말 이후에도 카드채 시장이 살아나지 않을 경우 신탁자금의 대거 이탈과 환매 사태로 카드사들의 자금줄이 막히는 것은 물론 은행의 경영악화로 이어지는 등 금융시스템이 흔들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19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권이 특정금전신탁을 통해 운용하고 있는 카드사 기업어음(CP)과 카드채가 10조원 안팎에 이르고 가입고객수가 무려 10만명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면서 카드채 만기연장 조치가 끝나는 6월말 이후 대혼란이 예고되고 있다. 카드사들의 상환능력이 떨어져 이미 강제적인 만기연장에 들어간 특정금전신탁에서 일시에 고객들이 이탈할 경우 카드사들의 유동성에 치명적 타격을 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우려는 이미 현실로 다가와 SK글로벌 CP에 대규모 투자했던 일부 은행들은 고객들로부터 손해배상소송을 당할 위기에 처하는 등 운신의 폭도 좁아지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카드채 문제와 SK글로벌 사태 등으로 특정금전신탁의 부실문제가 불거지면서 유사한 소송을 우려한 은행들이 잇따라 창구판매를 중단하고 있다”며 “6월말 이후 카드사들이 특정금전신탁에 편입된 CP상환을 제대로 못할 경우 지난 3월의 MMF 환매사태처럼 고객들의 신탁 환매요구가 빗발치게 될 것이다”고 걱정했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도 “카드사들이 다시 심각한 유동성 압박을 받게 되면 증자에 참여하거나 자금지원을 한 은행 등 대주주의 동반부실마저 우려된다”며 “특정금전신탁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기 전에 해법을 찾지 않으면 금융권 전체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한편 카드사들이 발행하는 채권의 유통금리는 삼성 등 우량채권이 평균 6%대, 비우량채는 8~9%수준으로 회사채 평균유통금리(4.3%)에 비해 1.5~2배나 높지만 수요가 없어 발행물량도 급격히 감소, 카드사의 경영을 이중으로 압박하고 있다. <이진우기자 ra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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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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