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성공한 세계 中華圈 기업인 해부

■화인형 기업경영(왕샤오핑외 지음/ 삼성경제연구소 펴냄) ■화상 30인에게 배운다(향양 편저/ 서해문집 펴냄) `약 2만1,000여명의 인구에 산동성 출신이 90%, 대만국적 보유자 98%, 서울ㆍ인천ㆍ부산에 60%이상 거주, 대부분이 음식ㆍ잡화업에 종사하고 일부 젊은 층이 무역 및 여행업에 종사` 2002년말을 기준으로 대만대표처가 발표한 한국내 화교(華僑)들의 현주소다. 한국에 사는 화교는 1943년 8만2,661명으로 최대 규모에 이르다 점차 감소해 왔다. 19세기말 개항초기 조선에 대한 청나라의 영향력 증대에 힘입어 그 수가 증가해 온 화교는 청일전쟁으로 타격을 입고, 이후 1930년대 중일전쟁의 발발로 또다시 활동이 위축되었다. 광복 후 한 때 재기하는 듯 보였으나 이승만 정부의 규제에다 이후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경제개발 과정에서 소외되면서 점차 국내 경제활동의 중심에서 밀려났다. 이번에 나온`화상(華商) 30인에게서 배운다(향양 편저/ 서해문집 펴냄)`와 `화인형 기업경영(왕샤오핑ㆍ박정동 지음/ 삼성경제연구소 펴냄)`은 중국 출신 화인(華人)들과 그들의 경제활동 또는 기업경영에 대해 다룬 책이다. `화상`이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되는 30명의 기업가들의 경영철학과 행동 양식을 다룬 데 반해, `화인형 기업경영`은 경제ㆍ경영학적 관점에서 미국, 유럽 등 중국 본토 이외의 지역에 사는 전세계 중국인들의 경제활동과 그 성과 등을 서술했다. 전자(前者)가 언론인 출신의 저자가 개별적 관점에서`상업 영웅`들을 기록한 이야기책이라면 후자(後者)는 경제학을 전공한 중국과 한국의 경제학자들이 거시적 관점에서 화상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국내에선 보기 드문 연구보고서다. 당연히 전자는 화상들이`어떠한 경우에도 자신들이 세워 놓은 인생의 목표를 포기하지 않았다`거나 `눈 앞의 이익 대신 영원한 이익을 추구하고, 아무도 가지 않은 미지의 시장을 향해 도전하고, 이루어 놓은 것에 만족하기보다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을 소중하게 여겼다`는 등의 평가가 이루어 진다. 그러나 후자는 화인자본의 발생과 구성은 물론 화인 기업들의 사업 방식, 재무구조, 기업 지배구조, 네트워크 구축 방식 등을 객관적으로 분석하면서 화인들이 설문조사와 인터뷰에 소극적인 폐쇄성을 가졌다거나 기업 상장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따라서 두 권의 책은 최근 급부상한 화상들의 경제력과 수준, 그들의 정신 세계에 대해 상호보완적으로 읽어볼 수 있는 소중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상하이의 유명일간지 `문예보`에 연재중인`화상`은 2,500년전 중국 최초의 갑부가 된 춘추전국시대 초나라 출신의 범여로부터 넥타이 하나로 세계를 제패한 증헌재, 홍콩 최초로`선분양, 후시공`기법을 도입해 부동산 재벌이 된 곽영동, 사업의 핵심은 인재육성임을 강조한 등중화, 세계 경제계에 최대의 화상으로 이름을 올린 이가성 등을 소개한다. `화인형 기업경영`은 제 1장에서 세계의 화인 사회와 화인 자본 전체의 발전 동향 을 추적하고, 제 2장에서는 기업가 정신에 초점을 맞춰 화인계 자본의 기업활동의 원천을 살펴본다. 3장과 4장에서는 유럽과 미국, 일본 또는 한국계 기업과 다른 화인 기업의 특징을 기업 지배구조, 재무구조를 중심으로 분석한다. 5장에서는 화인계 자본의 특징으로 간주돼 온 네트워크 비즈니스의 유효성과 그 형태, 성과 등에 대해 다루고, 6장에서 사례분석으로 대만의 제조업 자본을 중심으로 경쟁력 수준을 가늠해 본다. 마지막 7장에서는 한국내 화인 자본의 역사와 그들의 경제활동을 파악한다. 저자는 “국내 화교는 앞으로 강소, 절강, 산동성 등지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화교들과 연계될 가능성이 높다”며 “그들은 앞으로 무역ㆍ여행업 외에 의약ㆍ창고물류업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 나갈 것”으로 전망한다. <강동호기자 easter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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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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