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서경 포커스] 유가 급등락 반복… 정점 왔나

"수요감소·증산으로 추가 하락" 전망 확산<br>"저점매수 세력 곧 나올것" 상승론도 여전<br>일단 상승베팅 일변도 분위기엔 변화올듯


올 상반기에 쉬지 않고 상승세를 탄 국제유가가 7월 들어 배럴당 130~145달러에서 급등락을 반복해 정점에 이른 게 아닌가 하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의 유가 변동성 확대는 국제석유시장 수급의 균형이 맞춰져 적정가격을 찾는 과정이라는 게 국제석유시장 트레이더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미국을 비롯해 유럽ㆍ중국 등 에너지 다소비국의 경기가 나빠지면서 소비가 줄어드는 데 비해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생산을 늘렸다는 것. 하지만 미국의 금융불안으로 달러화 약세가 가속화하고 이란ㆍ나이지리아 등 산유국의 지정학적 변수가 발생할 경우 국제유가가 또다시 치솟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여건이다. 1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8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배럴당 4.14달러(3%) 떨어진 134.60달러에 마감했다. WTI는 이틀 동안 10.58달러나 급락하면서 지난 1991년 이후 이틀간 낙폭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7월 들어 두 차례에 걸쳐 배럴당 10달러 안팎의 유가급락 현상이 발생한 것은 트레이더들의 인식변화에 근거한다. 6월까지 트레이더들은 달러 하락에 대한 리스크 회피 차원에서 상품시장, 특히 석유시장으로 몰렸지만 최근에는 본격화하는 미국 경기침체와 산유국 증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투자자들이 유가상승에 초점을 맞췄지만 최근 들어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감소에 관심을 두고 있다”며 “분위기는 추가 하락으로 기울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여전히 대세 상승론을 주장하는 트레이더들도 많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의 급락이 ‘상승장의 하락’이며 곧 저점매수 세력이 나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상승론자들은 2년 내 배럴당 2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골드만삭스의 주장을 믿고 있다. 유가안정론자들은 세계 원유시장의 수급이 원활한 점을 든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6월 말 세계 원유 공급량은 하루 8,780만배럴로 수요량인 8,680만배럴을 100만 배럴 웃돌고 있다. 아울러 원유선물 거래량의 70%에 이르는 투기세력을 잡기 위해 미국과 유럽 당국자들이 규제를 위한 법안을 마련하는 것도 유가안정에 영향을 주고 있다. 어쨌든 모든 트레이더들이 유가상승에 베팅하던 분위기가 바뀌어 하락론자와 상승론자로 갈린 것은 분명하고 트레이더들의 분열은 국제유가의 일방적 상승세를 식힐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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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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