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中 원자재 대란] “자재 못구해 공장문 닫아야할 판”

`자고 나면 가격 폭등` 국제 원자재 시장의 블랙홀로 주요 원자재를 싹쓸이 하고 있는 중국도 원자재난은 지금 대란(大亂)의 상황이다. 제한된 공급에 수요는 중국 전대륙에 걸쳐 눈덩이처럼 늘고 있기 때문이다. 0…중국의 수도 베이징시 북동부 지역에 위치한 순의(順義)공업개발구. 자동차 부품용 주물 생산업체 등 중소 기업들이 몰려 있는 이곳의 입주 업체들은 “최근 같은 원자재 가격 폭등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공장문을 닫아야 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주 원자재인 고철과 선철가격이 급등한데다 수요가 급증해 시세보다 높은 가격을 주더라도 물품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된 때문이다. 이곳에 입주한 한 업체의 경우 평소 2~3개월치의 원자재를 비축해 놓았지만 3일 현재 남은 물량은 불과 일주일치. 다른 업체들의 사정도 크게 다를 바 없다. 원자재 재고분이 거의 바닥을 드러내며 원자재 확보에 비상이 걸린 건 거의 모든 업체 공통의 상황이다. 관련 회사의 한 구매담당 임원은 “최근 같은 원자재 부족 현상은 창사 이래 처음 겪는 일”이라며 뾰족한 대책이 없음이 더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철강, 석유, 시멘트, 알루미늄 등 주요 원자재의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가격도 뜀박질을 하고 있다. 특히 건축 및 자동차 자재로 쓰이는 철강 등은 품귀 현상마저 보여 선금을 주어도 구하기 어려운 실정.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지난해 초 톤 당 4,800위앤이던 냉연강판 가격이 최근에는 5,500위앤으로 올랐다. 철근 가격도 지난해 초 톤 당 2,460위앤에서 최근에는 4,073위앤으로 거의 두 배 가까이 폭등했다. 이는 철강 공급이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해서기도 하지만 가격상승에 편승한 중간 유통상들이 더 많은 이익을 기대해 사재기한 물량을 전혀 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석유류도 지난해 말부터 부족 현상을 보여 디젤유와 휘발유 가격이 지난해 6월에 비해 20%나 올랐다. 중앙 정부의 수급조절로 부족 현상은 다소 해소됐지만 가격이 너무 올라 원가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알루미늄의 공장도 가격 역시 전년 동기에 비해 무려 35.7%나 폭등하고, 구리는 14.5%, 아연제품은 11.4%, 석탄은 8% 급등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은 곧장 공장 가동 차질로 이어지고 있다. 아직까지 가동을 중단한 곳은 많지 않지만 최근 같은 상황이 1~2개월 정도 지속된다면 문을 닫는 업체들이 속출할 것으로 업체들은 보고 있다. 면방 업체들의 경우 이미 공장가동을 멈추고 가격변화 추이를 주시하는 곳이 적지 않다. 지난해 초 톤 당 9,000원(현물가)하던 원면가격이 최근에는 톤 당 1만9,000원으로 급등하자 아예 문을 닫아 버린 것. 절강성에서 방직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왕 모 사장은 “원면 가격이 너무 올라 원가를 건지기 힘들다”며 “제품가격이 원자재값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차라리 가동을 중단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에서 최근에는 아예 원면 구매를 기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건축 시즌을 맞은 건설 현장에도 불똥이 튀었다. 베이징 외곽에 있는 창평에서 아파트를 짓고 있는 건설현장의 한 관계자는 “철근과 시멘트, 목재 가격이 크게 오른 데다 시중에서 웃돈을 주고도 자재를 구하기가 어려워 공사를 제대로 진행할 수 없는 지경”이라고 말했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경제는 지금 `원자재난`이라는 최대 복병에 맞딱뜨려 있다. 중국은 지금 자동차, 가전, 조선 등 초고속으로 성장하는 제조업으로 인해 만성적인 원자재난을 겪을 공산이 큰 상태다. 특히 서부대개발, 베이징 올림픽, 상하이 엑스포 등 굵직한 프로젝트도 줄을 서 있어 원자재난을 해소하기 위한 해법 모색이 간단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고진갑특파원 g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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