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애그플레이션 여파로 쌀값도 '들썩'

정부, 내달 비축미 5만톤 방출

국제적인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의 여파로 국내 쌀 소비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쌀값도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예년보다 빨리 곳간문을 열어 쌀값 안정에 나서기로 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26일 최근의 쌀값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오는 4월 중 정부와 농협이 보유한 공공비축미 5만톤을 공매를 통해 방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25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52개 생활필수품에 포함되는 쌀 가격 안정을 위한 첫번째 조치가 이뤄지는 셈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쌀 산지 가격은 지난해 3월 현재 80㎏당 14만9,000원대에서 올 3월15일에는 15만5,000원대로 4.5% 높아졌다. 소비자가격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3% 비싸졌다. 농식품부의 한 관계자는 “쌀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로 산지에서 보유물량 출하를 미루고 있어 쌀 가격이 지난해 수확기 이후 꾸준히 오르고 오름폭도 예년보다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국제 곡물가 파동이 가시화된 지난해 말부터 국내 쌀 소비도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대형 할인점 이마트(기존 전점포 기준)의 전년동기 대비 쌀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11월 2.3%에서 12월 11%, 1월 10%, 2월 15.4% 등으로 최근 3개월 연속 두자릿수를 나타냈다. 올 들어 3월20일 현재까지 수도권 농협유통센터의 쌀 매출물량도 전년 대비 12%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소비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지난해까지 꾸준히 계속돼온 국내 쌀 소비 감소세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농식품부는 예측했다. 농식품부는 이 같은 쌀 소비 증대와 가격인상에 대한 기대심리 때문에 쌀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고 통상 5~6월에 실시하던 비축미 공매 시기를 4월로 앞당기기로 했다. 정부는 또 4월 5만톤 공매 이후에도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9만톤을 추가 공매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농식품부는 쌀 소비 증대에 따른 적정재고 부족 가능성을 제기, 이 경우 의무수입물량(MMA)을 조기 도입해 대응하기로 했다. 이창범 농식품부 식량정책단장은 “애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쌀 소비량이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경우 쌀 연말 재고가 적정수준보다 7만톤가량 부족한 66만톤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며 “단기적인 수급에는 MMA 조기도입으로 대응하되 장기적인 쌀 소비 확대정책은 이와 별도로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1인당 쌀 소비량은 1995년 106.5㎏에서 2000년 93.6㎏, 2005년 80.7㎏, 2007년 76.9㎏로 꾸준히 감소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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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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