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외환보유고 800억불 논란

"1,000억불은 돼야" "통화량 증가우려"15일 현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는 811억8,000만달러로 2월말보다 14억5,000달러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97년 외환위기 당시 39억4,000만달러로 바닥을 보였던 것에 비하면 20배이상이나 증가한 것이다. 외환보유고가 이같이 급속한 증가세를 보이면서 외환보유고를 많이 쌓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지적이 외환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재정경제부, 한국은행 등 외환당국은 외환보유고야 말로 「국방비」와 같이 생각하고 가능한한 많이 쌓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특히 외환보유고를 확충해야 한다는 측에서는 최근과 같이 외환보유고를 늘릴수 있는 기간이 그렇게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며 「기회가 있을때」외환보유고를 더 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회가 있을때 더 쌓아야 한다= 외환당국에서는 800억달러의 외환보유고로도 위기 발생시 충분치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우선 외환위기 이후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IBRD)·아시아 개발은행(ADB) 등 각종 국제기구에서 빌려온 200억달러의 자금이 외환보유고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이는 허수로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기다 최근 들어 급증양상을 보이고 있는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을 고려하면 외환보유고는 최소한 1,000억달러 이상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한은에 따르면 현재까지 국내 증시에 들어온 외국인들의 주식투자자금을 현재 환율기준으로 시가총액을 계산하면 62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국내 증시상황이 급변하면 한국을 언제든지 떠날수 있는 포트폴리오 자금이 외환보유고의 4분의 3에 이르고 국제기구의 차입금까지 고려하면 800억달러의 외환보유고를 결코 많다고 볼수 없다는 것이다. 또 97~98년의 급속한 경기회복과 이에 따른 경상수지 흑자, 외국인 직접투자, 주식투자자금의 유입 등 외환보유고 확충에 기여한 호조건이 계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외환당국의 상황판단이다. 외환보유고 관리비용에 대해서도 외환보유고도 美 국채 등 안정적인 자산운용으로 일정정도의 수익을 얻고 있기때문에 내외 금리차등을 고려한 비용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도 통화에 지장을 주지않을 정도로 중립적으로 운영된다고 주장했다. 즉 외평채 발행으로 시중자금을 흡수할 뿐만 아니라 국내 외환시장에서 다시 달러를 사들이고 있기때문에 통화량에는 중립적이라는 지적이다. 이응백(李應白) 한은 외환시장팀 과장은 『외환보유고를 늘릴수 있는 시기가 그렇게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며 『보유고가 또다른 국부로 평가되는 최근 국제사회의 조류를 감안하면 쌓을수 있을때 더 많이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보유고로 다 해결할수 없다= 외환당국이 위기에 대응하는 안전판으로 보유고를 확충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나친 「대증요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위기 재발을 막기 위한 적정한 보유고라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즉 경제회복과 개방화의 진전으로 외국인 포트폴리오 자금의 유출입규모는 확대될 수 밖에 없기때문에 이를 보유고 확충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통화 중립적이라고는 하지만 외환보유고를 늘리다보면 통화량이 늘어나고, 이를 환수하기 위해 통화안정증권을 발행하다보면 금융비용이 늘어난다는 문제점도 제기하고 있다. 이와함께 외국자본의 급격한 유출은 정부정책,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에서 촉발되기때문에 신뢰성 있는 정부정책과 금융시장을 안정시켜 체질을 강화하는 것이 보유고 확충보다 필수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온종훈기자JHOHN@SED.CO.KR> JHOHN@SED.CO.KR 입력시간 2000/03/16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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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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