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평생 병마와 싸우며 사랑·희망 담은 동화 남겨

한국창작동화 새 지평연 故권정생 작가 일대기 재조명<br>권정생 이원준지음, 작은씨앗펴냄


‘강아지 똥’, ‘몽실 언니’, ‘한티재 하늘’ 등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따뜻한 동화를 남긴 고(故) 권정생 작가가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가까워온다. 지난해 5월 17일 70세를 일기로 운명을 달리한 그를 기억하기 위해 소설가 이원준씨가 권정생의 일대기를 재조명했다. 책은 권정생 작가가 일본 도쿄 혼마치에서 태어났던 193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분뇨 수거일을 하다가 청소부로 일자리를 바꿨던 아버지, 사탕 공장에서 일했던 큰누나, 학질을 앓았던 형 그리고 유일하게 소학교를 다녔던 작은 누나 등 권 작가 가족의 가난했던 시절 이야기로 그의 어린시절을 더듬어간다. 가난하고 힘겨웠던 어린시절, 권작가에게 꿈과 희망이 된 건 ‘이솝 이야기’ ‘그림 동화집’ 등 동화책이었다. 주린 배를 끌어안고 책을 읽으며 어린시절을 보냈던 권작가의 이야기에는 모진 시대적인 시련이 그대로 묻어있다. 저자는 여린 심성으로 세상을 밝고 희망찬 곳으로 바라 봤던 아이가 동화작가가 되어 큰 울림을 전했던 권정생 작가의 일생을 연대기순으로 정리했다. 해방과 동시에 고국으로 돌아왔지만 일본에 머물렀던 두 형과 영원이 이별하고, 가난 때문에 남은 가족과 뿔뿔이 흩어졌던 아픔을 안고 작은 시골 종지기로 일했던 권작가. 저자는 늑막염ㆍ폐결핵 등 평생 병마와 싸우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책을 읽고 글을 쓰며 한국 창작 동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얻고 있는 권정생의 일대기를 소설형식으로 풀어나간다. 그의 작품의 소재는 대부분 사회에서 소외되고 손가락질 받는 존재들을 다루고 있는데 이는 작가의 자전적 삶을 담고 있다. 주목받지 못하지만 그들에 대한 존재 자체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애정어린 눈길로 바라본다는 점은 많은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전한다. 강한 신념으로 글을 쓰고 사랑과 희망으로 세상을 바라봤던 권정생의 작품에 대해 아동문학가 이오덕은 “다른 사람은 잉크로 글을 쓰지만 권정생은 피를 찍어서 글을 쓴다”고 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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