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기업들이 투자를 기피하면서 상장사들의 잉여금 규모가 자본금의 7배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559개사의 지난 9월 말 현재 유보율은 696.26%로 지난해 말 658.32%보다 37.94%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금융위기와 환율 변동에 대한 우려감으로 기업들이 투자보다는 잉여금을 쌓아 두는 데 주력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잉여금을 자본금으로 나눈 유보율은 벌어들인 자금 가운데 얼마만큼 사내에 쌓아두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전체 잉여금은 지난해 말 367조3,288억원에서 393조4,613억원으로 26조1,325억원(7.11%)이 늘었지만 자본금은 56조5,103억원으로 1.2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유보율이 2,000% 이상인 회사는 54개사로 지난해 말보다 11개사가 늘었고 100% 미만인 회사는 64개사로 2개사가 줄었다. 개별기업 가운데 태광산업의 유보율이 무려 2만7,666.39%로 1위를 차지했으며 SK텔레콤(2만7,110.26%), 롯데제과(2만534.52%) 등이 그 뒤를 이었다.
10대 그룹 계열사 64곳의 유보율은 3ㆍ4분기 말 787.13%로 지난해 말보다 67.07%포인트 증가하면서 나머지 495개 기업의 625.72%를 크게 웃돌았다. 현대중공업그룹이 1,657.61%로 가장 높았고 삼성(1,614.04%)과 SK(1,280.19%)가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