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위기의 건설산업] <5> 두드리면 열린다

내수침체 돌파구 찾아 "글로벌 무대로"<br>올 해외수주액 지난해보다 100억弗 이상 신장 기대<br>"밑지는 장사 안되게…" 리스크 관리도 심혈 기울여<br>수익성 따져가며 수주·글로벌업체와 전략적 제휴도



[위기의 건설산업] 두드리면 열린다 내수침체 돌파구 찾아 "글로벌 무대로"올 해외수주액 지난해보다 100억弗 이상 신장 기대"밑지는 장사 안되게…" 리스크 관리도 심혈 기울여수익성 따져가며 수주·글로벌업체와 전략적 제휴도 고광본 기자 kbgo@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550'); “지난 5월 현대ㆍ대림ㆍGSㆍSK 등 국내 건설업체들이 무려 63억달러의 공사를 수주한 쿠웨이트 알주르 정유플랜트 프로젝트만 해도 얼마나 우여곡절이 많았는지 모릅니다. 천당과 지옥을 몇 번씩 오간 기분이었습니다.” 허선행 GS건설 해외영업부문장은 “2007년 초 국내 업체들이 모두 로이스트(최저가낙찰자)가 됐으나 발주처가 예산보다 2배나 되는 수준이라며 입찰을 무효화해 우여곡절 끝에 5월에서야 국내사들이 다시 최종 낙찰을 받았다”고 말했다. 2007년 초 국내 업체들이 모두 이 프로젝트를 수주했을 때도 발주처와 외국사들의 견제가 심했지만 올해 최종 낙찰을 받는 과정에서 또다시 경쟁사들이 태클을 걸어 대림산업과 현대건설 등이 부정행위 또는 담합 의혹으로 현지 국회 차원에서 조사를 받았지만 음해인 것으로 결론이 나기도 했다. ◇올 들어 벌써 해외수주 347억달러=건설업체들이 건설경기 침체를 돌파하기 위해 해외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유가 상승으로 인해 발주물량이 크게 늘어난 해외수주에 역점을 둬 올 들어 벌써 7월까지 347억달러를 수주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전체 수주액이 지난해보다 100억달러 이상 넘는 500억달러 이상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자재와 장비 값이 덩달아 많이 뛰어 자칫하면 ‘속 빈 강정’이 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해외에서 주택사업을 펴는 A사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처럼 철근과 레미콘 값이 급등하기는 마찬가지여서 최악의 경우에는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사업장이 나올 수도 있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수익성 극대화와 리스크 관리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펴고 있다. 우선 해외 계약을 체결할 때 ‘럼 섬(Lump Sum Turnkeyㆍ일괄도급)’이 아닌 ‘코스트 플러스 피(Cost plus feeㆍ비용정산)’ 방식으로 점차 바꾸고 있다. 이렇게 되면 공사 중 원자재 값이나 물가가 뛰어 원가가 더 들더라도 이를 발주처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63억달러의 수주실적을 기록한 쿠웨이트 알주르 정유플랜트 건설 프로젝트 때도 이 방식이 적용됐다. 현준식 GS건설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건설사들이 공사 과정에서 원자재 값 급등 부분을 인정받기 위해 해외 플랜트 현장등에서 ‘코스트 플러스 피’ 방식을 적용하는 추세”라고 소개했다. ◇수익성 따져 수주=업계는 철근ㆍ콘크리트 등 원자재 값 급등에 맞춰 구매선 다변화 등 원가절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예를 들어 리비아에 진출한 국내 업체들은 현지 원자재 조달에 한계가 생기자 비슷한 가격에 인근 터키에서 원자재를 들여오고 있다. 김종현 해외건설협회 부장은 “최근 해외공사는 인력ㆍ자재ㆍ중장비를 현지 혹은 현지 국가와 가까운 곳에서 적기에 저렴하게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경쟁력의 핵심이 됐다”고 말했다. 건설업체들은 또 수익성을 따져가며 수주 프로젝트를 정하는 한편 중동 외 중남미ㆍ아프리카ㆍ유럽ㆍ러시아 등으로 사업지역을 다각화하고 글로벌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 추진도 늘리고 있다. ◇업체들 ‘선택과 집중’ 전략=올 들어 벌써 60억달러어치를 수주한 현대건설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수익성과 안정성 면에서 차별화된 해외사업을 전개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카타르ㆍ쿠웨이트ㆍ사우디 등에서 가스ㆍ오일ㆍ발전 플랜트, 교량건설과 항만 준설ㆍ매립 등 토목 분야, 송ㆍ배전 부문에서 수익성을 따져가며 수주하고 있다. GS건설은 인도ㆍ유럽 등에서 고급 기술 인력을 스카우트하고 해외 설계법인을 별도로 만들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설계, 구매, 시공, 운영ㆍ관리 노하우를 키워나가고 있다. LNGㆍGTL(Gas To Liquid) 등 급성장하는 고부가가치 시장에 진입하려는 노력도 적극 펴고 있다. 허명수 GS건설 사업총괄사장은 “10% 이상 수익이 나지 않는 해외 프로젝트는 수주하지 않을 방침”이라며 “설계능력을 높이기 위해 해외 엔지니어링 업체에 대한 인수합병(M&A)도 저울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림산업은 사우디ㆍ쿠웨이트ㆍ이란 등 중동을 중심으로 수주를 늘리면서 인도와 필리핀 등 동남아시장 재진출도 적극 추진 중이다. 최근 글로벌인사팀과 플랜트리스크관리팀을 만들어 해외 전문인력 확보와 리스크 관리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이밖에 카자흐스탄에서 대규모 주택사업을 펴는 우림건설과 동일은 내외장 마감을 마친 주택을 분양하다가 현지 주택경기 악화에 맞춰 골조분양 방식으로 바꾸는 등 탄력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ImageView('','GisaImgNum_2','default','550'); ■ "쓰던 못도 다시 쓰자"건설사들 원가절감 위해 '안간힘'에너지절감기술로 차별화 시도도 자재비 등 원가가 급등하면서 건설현장에서는 예전에 보기 힘들었던 광경이 펼쳐지고 있다. 쓰다 남은 철근은 물론이고 휘어진 못도 녹슨 것만 아니면 펴서 다시 쓴다. 퇴실 시 모든 형광등을 끄고 플러그를 빼는 것은 물론 저층 계단 이용은 기본이다. 중견 건설사인 O사의 한 관계자는 "원가 4~5원짜리 못 하나를 아낀다고 비용 자체가 크게 절감되지는 않지만 직원들의 정신무장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대림산업처럼 최근 원가개선 전담팀을 신설, 최적의 공사원가를 도출하고 건축 신기술이나 신공법 도입으로 원가를 절감할 방법이 없는지를 찾는 곳도 많다. 윤영선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 폐기물을 최소화하고 재활용하는 기술수준을 높이고 중견ㆍ중소업체들은 원자재 공동 구매로 원가 절감을 꾀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너지 절감기술로 차별화를 시도하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 대림은 오는 2012년까지 기존 주택에 비해 냉난방 비용을 70~80% 절감할 수 있는 신기술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며 앞서 지난 4월 신규 분양단지부터 냉난방 비용을 최대 30%까지 줄이는 시스템을 적용하기로 했다. 현대건설은 신재생ㆍ대체에너지 개발에 적극 나서 현재 축산분뇨나 음식물쓰레기ㆍ하수슬러지 등을 에너지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남 진도 울돌목에 세계 최대 규모의 조류발전소 건설을 위한 철골 구조물을 설치했다. 박용석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 건설사인 세키스이하우스는 최근 지붕에 풍력발전기와 태양전지판을 갖추고 이끼를 재배해 현지 주택 평균 사용전력의 5배(15kW)를 자체 생산하고 내부 온도를 1도나 낮춘 '탄소제로주택'을 선보였다"며 "이런 것이 바로 미래 주택산업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분양 적체로 자금회전이 제대로 되지 않자 중도금 무이자와 이자후불제 등 금융 혜택뿐만 아니라 일부에서는 아예 분양가를 5~10% 인하하는 곳도 생기고 있다. D사의 경우 강북 주상복합아파트를 지자체 분양승인가보다 낮춰 분양하는 등 일부업체에서 분양가 인하 노력을 펴고 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은 "자체 사업이라면 이윤을 줄여 분양가를 낮출 수 있지만 시행사가 낀 곳은 맘대로 분양가를 낮추기가 쉽지 않다"며 "지방 부동산시장부터 규제완화가 필요한 시점이지만 아직 업계의 고분양가 개선노력이 부족해 정부가 규제완화를 펴는 데 명분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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