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경제학상 프레스컷, 쉬들란 누구인가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키들랜드와 프레스콧 교수는 한 마디로 고전경제학과 오늘의 경제 현상을 접목한 점이 인정받았다고 할 수 있다. 이들는 경제정책의 파장과 물가 안정을 현대적으로 해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고전학파와 달리 투자 활성화 정책을 쓴다고 해도 합리적인 기대치보다 훨씬 시간이 오래 걸리며 다양하고 동태적인(Dynamic)경로를 통해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이 이번 수상의 배경으로 꼽힌다.
경기의 진폭도 고전학파의 이론보다 커진다고 주장했다. 정부 정책에 따라 경기가 좌우될 수 있다는 점을 이론으로 증명한 것이다. 올해 노벨 경제학상은 지극히 실용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이들의 업적이 주목 받고 있는 것은 세계 자본의 흐름이 어느 때 보다도 활발하고 그 폐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그 대응 방안을 정공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이다. 제3세계의 저항이나 불평등 이론 등을 들지 않으면서 고전적인 방법, 즉 정책의 일관성이나 노동의 유연성 등을 합리적으로 제시한 점이 높이 평가받고 있다.
두 교수에 따르면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 정책의 일관성과 노동운동의 합리성이다. 두 사람은 특히 정부 정책이 흔들릴 경우 노동운동이 더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노동운동이란 언제나 법을 지키지 않은 특성이 있는 데, 정부마저 중심을 못 잡을 경우 노동운동의 방향은 법을 지키지 않거나 예측불가능한 곳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것이다.
서방 선진국은 물론 선발 개도국, 후발 개도국, 제3세계 국가 등 전세계 모든 국가들에게서 통용될 수 있는 이론을 제시했다는 점이 노벨 경제학상 수상 배경으로 꼽힌다. 이들이 몸담고 있는 케네디 멜론과 미네소타 대학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를 배출했다는 점도 이채롭다.
케네디 멜론은 한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이 3명에 불과할 정도로 국내에는 알려지지 않는 대학. 미네소타도 경제학의 변방으로 알려진 학교다. 그러나 충실한 학습과 연구환경 제공으로 유명한 이들 대학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배출로 그 이름을 떨치게 됐다. 외형에만 치중하는 국내 대학들이 본받을 만한 대목이다.
물가안정이 통화정책의 분명한 목표로 설정됐을 지라도 경제가 고물가의 함정에 어떻게 빠지는 지를 밝혀준 것도 업적으로 평가된다. 현실적인 요소, 즉 경제정책과 물가를 중시하는 이들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이 경제 정책의 표류 논란을 겪고 있는 한국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권홍우기자 hongw@sed.co.kr
입력시간 : 2004-10-11 2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