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해피투게더」와 함께 수입반려를 받았던 장국영·서기 주연의 「색정남녀」는 당시 문제됐던 장면들이 모자이크 처리되면서 삭제되지 않은채 등급심의를 받았다. 문제장면은 서기의 전라와 배우들의 성기 노출이다.영화「색정남녀」는 포르노 영화를 만들게 된 한 젊은 감독 아성(장국영)이 애인 메이(막문위)와 포르노 여배우 몽교(서기) 사이에서 미묘한 감정변화를 보인다. 이런 감정들을 포르노라는 영화매체를 통해 환상적인 기법으로 보여준다. 말하자면 장국영은 포르노영화를 찍으면서 자신의 상상력 속에 또하나의 개인적인 포르노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장면이 하얀 베일에 가려진 서기의 누드를 장국영이 애무하는 에로틱한 장면이다. 이런 환상적인 장면들을 찍기 위해 색다른 효과들과 조명트릭, 현기증 나는 카메라의 움직임이 조화롭게 이뤄진다.
예쁜 얼굴과 몸매만 믿고 신음소리 하나 제대로 내지 못하는 여배우, 불평만 내뱉는 촬영감독. 아성은 뒤죽박죽된 스탭들을 데리고 포르노를 찍기 시작한다. 이왕 시작한 일인만큼 최고의 포르노 영화를 찍고 싶어하는 아성. 하지만 영화에 몰두할수록 메이와의 사이는 자꾸 멀어져간다.
특히 이 영화는 3년전 제작당시 홍콩의 톱스타 장국영의 완전히 벗은 뒷모습과 실제 누드모델에서 최고의 여배우가 된 서기의 반자전적인 모습을 볼수 있다는 데서 화제를 일으켰었다.
지난 76년 제작된 영화 「감각의 제국」은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계속되는 주연배우(후지 타스야·마츠다 에이코)들의 실제 성행위로 오시마 나기사 감독이 「싸구려 포르노 작가」라는 비난을 받았을 정도로 논란이 되었던 작품. 특히 실화(1936년의 아베 사다 사건)를 소재로 했다는데서 더욱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당시 일본서도 외설물로 판정돼 감독과 시나리오 작가가 기소를 당했고, 장장 7년동안 법정투쟁이 지속되다가 82년에야 무죄가 인정돼 극장상영됐다.
이번 국내 상영은 남녀의 성기가 직접 노출되는 장면 5분여가 삭제됐다.
성관계에 탐닉하면서 살인이라는 결론에 이른다는 내용으로 강박적으로 섹스에 몰두하는 두 남녀를 통해 인간의 비틀린 성충동을 그린 이 작품은 시카고영화제 그랑프리를 비롯해 칸영화제·로카르노영화제등 각국 영화제에 초청되면서 세계 평단의 주목을 받았었다.
한편 장선우 감독의 「거짓말」의 사법처리 여부가 주목되는 가운데 상영이 확정된 이들 포르노성 성인영화들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은 어떨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박연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