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DMB사업용 위성 ‘한별’ 발사 초읽기

세계 최초의 위성DMB 서비스를 위한 `한별` 위성이 지난 11일 미국 플로리다의 케네디우주센터에 입성함에 따라 기념비적인 위성 발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한별 위성은 발사준비 작업을 거쳐 오는 3월12일 지구궤도로 쏘아올려질 예정이지만 무궁화 위성처럼 한동안 헛바퀴를 돌릴 가능성이 크다. 무궁화 위성은 95년 1호, 96년 2호, 99년 3호가 차례로 발사됐으나 방송법 개정이 진통을 거듭하다 99년 말에야 이뤄지면서 3,400억원을 공중에 날렸다. 반면 SK텔레콤과 위성 공동소유 계약을 맺은 일본 MBCO는 범정부적인 지원 속에 지난해 7월 사업자 예비면허를 획득, 3월 위성발사와 함께 본 면허를 얻은 뒤 오는 7월께 상용 서비스에 돌입할 예정이어서 더욱 초조한 상황이다. ◇한별, 어떤 위성인가= 한별은 미국 스페이스시스템ㆍ로럴사가 설계와 제작을 맡아 2년여만에 완성된 방송용 상업위성이다. 3월12일 플로리다에서 발사된 뒤 동경 144도에 자리잡고 위성 주파수 대역인 25㎒의 Ku- 밴드와 S-밴드를 이용해 다양한 멀티미디어 방송 전파를 한국과 일본으로 송출하게 된다. SK텔레콤은 국내에 총 14기의 위성중계기를, MBCO는 일본에 26기의 중계기를 설치해 한별이 쏘아내린 방송 전파를 양국 전역 구석구석까지 뿌린다. 일본 MBCO는 발사 뒤 1개월여 안정화 시기를 거친 뒤 5월부터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고 6월말~7월초에 본격 상용 서비스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위성DMB는 9대 신성장산업=위성DMB는 정부가 한국의 차세대 먹거리를 찾기위해 벌이고 있는 9대 신성장산업에 포함돼 있다. 향후 10년간 경제적 파급효과는 생산유발 약 9조원, 부가가치 유발 약 6조3000억원, 신규 고용창출 연인원 18만4,0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SK텔레콤이 계획하고 있는 위성DMB의 채널 수는 총 53개다. 이중 지상파 방송과 함께 각 방송사업자들이 제공하는 영화ㆍ스포츠 등 영상 TV채널이 11개, 음악ㆍ교육ㆍ외국어 등 오디오 채널이 39개, 날씨ㆍ주식정보 등 정보 제공용 데이터 채널이 3개다. 중계기를 이용하기 때문에 위성 전파가 직접 닿지 않는 지하철, 터널 등에서 시속 150km로 주행 중에도 선명한 화질로 끊김없는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가입비 2만원, 월 1만2,000~4,000원 정도를 내면 이용할 수 있다. 위성DMB 사업자 TU미디어콥은 SK텔레콤이 주도하고 있지만 KTF와 LG텔레콤 가입자에게도 위성DMB 서비스를 개방할 계획이다. ◇기술 주도권 상실 우려= 연내 서비스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된다면 산업ㆍ경제적 파급효과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우선 세계 최초의 위성DMB 사업으로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에 기선을 제압당하고 IT 강국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게 된다. 일본이 상용화에 먼저 성공하게 되면 향후 크게 확대될 세계 위성DMB 시장에서 단말기ㆍ장비ㆍ시스템 등을 수출할 기회도 그만큼 빼앗기게 된다. TU미디어콥의 한 관계자는 "해외에서 계속 문의가 들어오고 있지만 서비스되지 않은 상태의 이론만으로는 해외시장을 선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연내 서비스 일정에 맞춰 막대한 투자를 해온 단말기ㆍ장비 업체들이 입을 타격도 적지 않다. 삼성전자는 최근 세계 최초로 휴대 단말기용 위성DMB 칩을 개발한 데 이어 단말기 제작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서비스 일정이 잡히지 않아 난감한 표정이다. 위성DMB 사업에 거액을 투자한 중계기 업체 등 수많은 중소기업들의 경영난도 심각한 상황이다. <김문섭 기자 cloone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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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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