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금융당국, 국내 금융사 對美 투자액 현황파악 나서

증권사 ELS 판매 관련 베어스턴스와 거래규모 2,000억원대 달할듯<br>기획재정부·금융위·한은 공조체계 조만간 가동

국내 금융시장이 패닉 상태를 연출하자 금융감독 당국이 국내 금융회사의 대미 투자 내역과 손실 가능성에 대한 전반적인 실태 파악에 나섰다. 국내 금융사를 대상으로 미국 투자은행 베어스턴스와의 거래내역을 포함, 전반적인 대미 투자 현황을 조사하기로 한 것이다. 현재까지 증권사들의 경우 주가연계증권(ELS) 판매와 관련, 베어스턴스와의 거래규모는 2,000억원대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국내 금융시장이 쉽게 진정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조만간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ㆍ한국은행 등의 정책 공조 테이블 가동도 전망되고 있다. 17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감독당국은 24시간 대책반을 가동하는 등 베어스턴스 구제금융 여파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ㆍ점검에 들어갔다. 분석 대상에는 베어스턴스와의 거래 규모는 물론 미국 국채와 미국 주 정부가 발행한 각종 채권ㆍ회사채는 물론 이들 채권과 연동해 발행한 각종 파생상품에 대한 국내 금융회사의 투자 현황이 포함된다. 특히 금융당국은 국내 금융회사가 유동성 위기에 빠진 베어스턴스와 얼마나 파생상품을 거래했는지를 파악 중이다. 현재 국내 증권사들의 경우 베어스턴스와의 거래규모가 14일 기준으로 2,041억원 정도인 것으로 집계된 상태다. 증권사별로는 현대증권ㆍ대우증권ㆍ한국투자증권ㆍ삼성증권ㆍ하나IB증권ㆍ굿모닝신한증권ㆍ신영증권ㆍ우리투자증권 등으로 베어스턴스와의 거래 규모가 많게는 500억~600억원, 적게는 100억원 미만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의 한 관계자는 “수치는 매일 달라지지만 만약 이 정도 규모라면 국내 증권사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베어스턴스가 2006년 국내 시장에서 발행한 외화표시채권(김치본드) 3억달러의 일부가 금융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국내 금융사 가운데 베어스턴스와 대규모 거래를 한 회사는 현재까지 파악되지 않고 있다”며 “또 JP모건이 베어스턴스를 인수하기로 했기 때문에 채무불이행 가능성도 매우 작다”고 말했다. 아울러 금융감독 당국은 국내 금융사들의 대미 투자 현황과 국제 금융시장 동향을 파악한 후 특별대책반을 가동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특히 감독당국은 이번 사태가 ‘펀드 런(펀드 대량 환매사태)’으로 연결될지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금융위의 다른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크게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며 “하지만 국내 금융기관의 서브프라임 손실 규모가 눈덩이처럼 증가했듯 이번에도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도 원ㆍ달러 환율이 치솟자 외환시장에 대한 구두 개입에 나섰다. 달러를 동원했는지는 즉각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1,030원대까지 치솟았던 환율이 소폭이라도 밀린 것은 외환당국의 개입 효과로 추정되고 있다. 금융감독 당국의 한 관계자는 “기획재정부ㆍ한국은행 등과 정책공조를 검토하고 있다”며 “곧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이날 외환당국이 물량개입도 나섰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1,030원을 방어선으로 삼아 환율이 1,029원을 터치할 때마다 달러 매도에 나서고 있다는 것. 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국은 이날 들어 현물시장에서 총 20억달러가량의 달러를 매도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환율이 1,030원을 넘어서려 할 때마다 달러를 풀어 상승세 제한에 나섰다는 것. 차트상으로도 1,029원에서 오름세가 막히는 모습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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