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상위 20% 소득, 하위 20%의 8.41배나

고유가 여파 月평균 소비지출 5.3% 늘어<br>상대적 빈곤율 14.6%…OECD국중 8번째



올 들어 물가 급등으로 가계의 소비지출 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반면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소득 증가율은 답보 상태를 면하지 못하고 있으며 상ㆍ하위계층 간의 소득 격차는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크게 벌어졌다. 또 고유가의 파장으로 가구당 지출 규모가 소득보다 가파른 증가세를 보여 필수지출이 많은 저소득층 가계에 깊은 골이 패이고 있다. ◇빈곤층 상대적 소득둔화 심해=통계청이 23일 발표한 ‘1ㆍ4분기 가계수지 동향’에 따르면 이기간 동안 2인 이상 전국 가구의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341만9,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 늘어났다. 언뜻 양호한 증가폭으로 보이지만 지난해 1ㆍ4분기 소득 증가율이 6.2%였던 점을 감안하면 크게 둔화된 수준이다. 또 물가상승분을 감안한 실질소득 증가율은 1.2%로 지난해 1ㆍ4분기 4%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특히 소득 하위 20%인 1분위는 소득 증가율이 4.6%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임시ㆍ일용직 고용이 올 1ㆍ4분기 12만3,000명이나 급감하면서 근로소득이 2.4% 증가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재산소득이 줄어든 상위 20%인 5분위 소득 증가율도 4.7%에 그쳤지만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었다. 이에 따라 1분위의 월소득은 87만원선에 그쳐 세금과 연금 등 비소비지출을 제외하고 한 달에 처분 가능한 소득은 771만2,000원에 그쳤다. 반면 5분위는 월소득이 731만2,000원, 비소비지출을 제외한 가처분소득도 623만1,000원에 달했다. 5분위 부유층의 평균 소득이 저소득층의 몇 배인지를 나타내는 소득5분위배율은 지난해 1ㆍ4분기 8.4배에서 올 1ㆍ4분기 8.41배로 확대돼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지난 2003년 이후 가장 높았다. ◇고유가로 서민 지출 부담은 급등=올 1ㆍ4분기 전국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가구당 241만9,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3% 늘어나 지난해 1ㆍ4분기(4.2%)나 전분기인 2007년 4ㆍ4분기(1.6%)보다 증가폭이 컸다. 경기호황으로 씀씀이가 커진 탓이 아니라 물가가 오르면서 부득이한 지출 부담이 늘어난 것이다. 게다가 조세ㆍ사회보험료 지출 부담이 늘어나면서 1ㆍ4분기 가구당 월평균 비소비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6% 늘어났다. 이에 따라 가구당 흑자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00원가량 줄어든 53만8,000원에 그쳤다.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필수적 지출인 식료품ㆍ광열수도ㆍ주거 등의 비중은 높다. 가령 1분위의 소비지출에서 식료품ㆍ주거 및 광열, 가구가사ㆍ보건의료ㆍ교통비 지출은 전체의 52%를 넘어선다. 이에 따라 필수지출이 많은 하위 20% 저소득층의 경우 처분 가능한 소득(77만1,000원)보다 소비지출(121만6,000원)이 많아 한 달에만 44만4,000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반면 소득 상위 20%는 매월 400만원 이상의 소비지출을 하고도 220만2,000원의 흑자를 올렸다. 기획재정부는 “광열수도ㆍ식료품ㆍ교통 등 필수적 지출 비중이 높은 서민층의 가계지출 부담이 크게 증가했다”며 “공공요금 인상을 억제하고 생활필수품 가격 동향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상대적 빈곤율 국제적으로 높아=통계청은 올해부터 전년도 전국 1인가구를 포함한 전체 가구의 가처분소득을 기준으로 산정한 지니계수와 상대적 빈곤율 등의 국제 비교치를 공개하기로 했다. 이에 따르면 2006년 현재 우리나라의 상대적 빈곤율은 14.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국 평균인 10.8%를 크게 웃돈다. 순위도 멕시코ㆍ터키ㆍ미국ㆍ일본 등에 이어 8위다. 상대적 빈곤율이란 소득이 중위소득(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소득 수준이 딱 중간인 사람의 소득)의 50% 미만인 계층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가령 우리나라 전체 인구에 대해 연간소득순으로 순서를 정했을 때 딱 중간에 놓이는 사람이 연간 4,000만원을 번다면 소득 2,000만원 미만인 사람의 비율이 전체 인구의 14.6%에 달한다는 의미다. 다만 지니계수는 2006년 기준으로 0.312로 OECD 평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니계수와 상대적 빈곤율은 2007년에 각각 0.316과 14.8%로 높아져 소득불평등 정도는 갈수록 심화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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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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