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8월 28일] 이병순號, KBS 신뢰회복 기대

이병순 KBS 사장이 27일 취임했다. 35년 만에 처음으로 내부 출신 사장이 임명됐다는 점에서 KBS 노조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기대가 높다. 하지만 이제부터 풀어야 할 난제 또한 산적해 있다. 우선 KBS 내부 화합이 요구된다. 사분오열된 사내 갈등을 해소하고 내부 역량을 하나로 결집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이 사장의 취임을 두고 KBS노동조합과 KBS사원행동은 상반된 반응을 보이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낙하산 사장 저지운동을 벌여온 노조는 “35년 동안 그토록 갈망해오던 첫번째 KBS 출신 사장이 된 것”이라며 환영했다. 반면 KBS사원행동은 “신임 이병순 사장을 정권이 방송장악을 위해 임명한 청부 사장”으로 규정하며 저지를 표명하고 있다. 만성적인 적자 구조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한 책무다. 감사원은 부실경영과 인사전횡 등을 이유로 정연주 전 KBS 사장을 해임하라고 요구했다. KBS는 지난 2006년 132억원, 2007년에는 320억원의 적자를 냈다. 올 상반기 적자만 200억원대에 이른다. 공영 KBS 사장으로서 정치적 독립과 공정성도 지켜야 한다. 아쉽게도 KBS는 그동안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을 둘러싸고 끊임없는 시비의 대상이 되고는 했다. KBS의 주인은 정부나 경영진이 아니다. 노조나 사원 또한 아니다. 오로지 수신료와 세금을 내는 국민이 주인이다. KBS 노조 역시 “이 사장이 KBS 역사를 아는 만큼 KBS의 정치적 독립을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한다”며 “KBS 사장은 정권이 아니라 국민을 바라보고 소외계층과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밖에 전면적인 구조조정을 통한 방만한 조직 개편,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2TV 민영화 등도 이 사장에게 주어진 과제들이다. 무엇보다 디지털 전환 문제와 수신료 인상, 편파성 시비에 대한 대처, 프로그램의 경쟁력 강화 등 헤쳐나가야 할 숙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 사장이 얼마 남지 않은 신임 사장의 임기 동안 이 많은 문제를 모두 해결해 국민에게 신뢰 받는 KBS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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