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6월13일] 내시


[오늘의 경제소사/6월13일] 내시 권홍우 편집위원 ‘미친 천재’ 존 내시 2세(John F Nash jr). 광기와 천재성을 동시에 지닌 인물이 적지 않았지만 내시의 삶은 누구보다 극적이다. 학습 지진아에서 천재로 인정 받고 정신분열증에 걸린 후 회복돼 노벨경제학상까지 받은 그의 삶은 영화 ‘뷰티풀 마인드’의 소재이기도 하다. 1928년 6월13일 웨스트버지니아에서 전기 기사인 아버지와 영어ㆍ라틴어 교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모든 게 괴짜였다. 총명했지만 수업도, 책 읽기도 싫어하고 쉽게 토라졌으며 무도회에서는 여학생 대신 의자를 붙잡고 춤췄다. 천재성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13세부터. 수학에 빠져들어 ‘신동’으로 불리며 카네기대학에서 화학을 공부한 뒤 프린스턴대학원 수학과에 무시험 장학생으로 들어갈 때 그의 손에 들린 추천서에는 딱 한 문장이 적혀 있었다. ‘이 사람은 천재요.’ 나이 스물을 갓 넘긴 프린스턴대학원생 내시는 게임이론을 다룬 27쪽짜리 논문으로 명성을 떨쳤다. 국방전략을 연구하는 랜드연구소를 거쳐 23세의 나이에 프린스턴과 MIT 교수로 일하며 제자 엘리사와 결혼, 가정도 꾸린 인생 절정의 순간에서 그는 우주인의 비밀 메시지를 찾겠다며 망상과 환각ㆍ환청ㆍ언어장애ㆍ정신분열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미친 천재는 그나마 기댈 곳이 있었다. 이혼과 재결합을 거치며 그를 돌본 아내의 사랑과 학교시설을 마음대로 이용하도록 놓아둔 프린스턴의 배려로 그의 정신은 발병 20년째부터 서서히 돌아왔다. 1994년에는 20대 시절의 게임이론 개발 공로를 인정 받아 노벨경제학상을 공동으로 수상했다. 노인 내시의 남은 불행은 천재성은 이어지지 않은 채 광기만 유전되고 있다는 점. 아들은 물론 젊은 시절 5년 연상의 간호사와 내연관계에서 얻은 사생아도 정신분열증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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