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명품에 길이 있다] 명품은 만들어지는 것이다

고객과 끝없는 커뮤니케이션<br>장인정신·철저한 품질관리로 럭셔리 브랜드의 가치 창조




[명품에 길이 있다] 명품은 만들어지는 것이다 고객과 끝없는 커뮤니케이션장인정신·철저한 품질관리로 럭셔리 브랜드의 가치 창조 김현수 기자 hskim@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3','default','260'); 뉴욕 맨하탄의 새벽거리. 한 여인이 택시에서 내린다. 소매가 치렁한 이브닝 드레스, 얼굴을 반이나 가린 검은 안경. 한 손에 빵을 들고, 우아한 몸짓으로 티파니 보석상에 진열된 보석을 바라본다.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홀리(오드린 헵번)가 바라보던 ‘티파니’는 단순한 보석상이 아니다. 신분을 뛰어넘고자 하는 욕망의 상징이다. 해외 명품이라고 불리는 럭셔리 브랜드들은 단순히 상품만을 판매하지 않는다. 소비자들에게 이미지와 문화를 판매해 상품을 구입하면서 만족감과 함께 묘한 우월감을 느끼게 한다. 유명 브랜드에 열광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프랑스 브랜드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샤넬’, ‘루이비통’ 등을 떠올린다. 이들 브랜드의 매출액은 프랑스 자동차 기업인 ‘푸조’에 비하면 보잘 것 없지만 국가 이미지를 좌우하는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이탈리아도 마찬가지다. ‘구찌’와 ‘프라다’ 등의 브랜드들이 이탈리아의 상징으로 꼽힌다. ‘럭셔리 브랜드 경영’의 저자 미셀 슈발리에 파리 도핀대학교 교수는 “럭셔리 브랜드들의 성공전략은 고객의 끝없는 관심을 끌어내는 것”이라며 “장인 정신을 제품으로 보여주는 럭셔리 브랜드들의 마케팅 전략은 아시아 시장을 기반으로 거대 산업군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위의 대학이라고 불리는 프랑스의 그랑제꼴중 하나인 ESSEC에는 럭셔리 MBA과정이 개설돼 있다. 매출이나 수익 등 전통적인 기업 지표를 무의미하게 만들어버린 럭셔리 브랜드들의 가치를 현대화시키고 업그레이드 하는 곳이다. ESSEC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분야는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으로 럭셔리 브랜드의 탄생 및 성장의 기본이 고객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100년이 지난 할머니의 시계를 애프터서비스 센터 직원이 하루를 꼬박 차를 타고 달려가 고쳐주고 사장이 할머니를 본사로 모셔 감사인사를 올렸다는 프랑스 시계ㆍ보석 브랜드 까르띠에의 일화는 럭셔리 브랜드들이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얼마나 중시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아르마니의 중국 시장 성공도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바탕이 됐다. 경쟁 럭셔리 브랜드보다 10년 늦은 2002년 중국에 진출한 아르마니는 중국 론칭쇼에 창업자인 아르마니가 직접 참석해 고객과의 대화를 가질 정도로 시장에 공을 들였다. 공들인 결과는 3년만에 아르마니가 중국 신소비층인 소황제(78년 이후 한 자녀 갖기 정책으로 형성된 중국의 소비 1세대)들이 가장 선호하는 의류 브랜드로 나타났다. 3초마다 한번씩 보인다고 3초백, 지영이란 이름만큼 흔하다고 지영이백으로 불리는 루이비통. 그렇다고 루이비통을 명품이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루이비통, 크리스찬 디올, 겐조 등의 브랜드를 거느린 LVMH그룹의 경영전략은 철저한 시스템에 의한 통제다. 생산과 재고는 물론 판매까지도 본사 시스템에 의해 운영되며 시장별 특성에 따라 차이를 두는 가격정책은 LVMH를 명품 제국으로 만들었다. 루이비통의 경우 재고 상품을 할인행사장이나 아웃렛으로 보내지 않고 본사로 보내 폐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루이비통의 CEO 이브 카셀은 2007년 방한 당시 한 강연에서 루이비통의 성공전략을 ▦독자적인 노하우 ▦장인정신 ▦아이콘 이라고 설명했다. 독자적인 노하우는 제품과 관련된 어떤 기술도 외부에서 아웃소싱하지 않는다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아웃소싱된 기술은 최고의 품격을 만들지 못한다고 이브 카셀은 강조했다. 장인정신은 극소량 생산으로 나타나고 아이콘은 루이비통만의 파격적인 디자인을 만들어낸다. LVMH의 경영전략 중 눈여겨볼 것은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의 과감한 M&A전략이다. 1984년 경영난에 처한 크리스찬 디올 인수를 시작으로 87년 루이비통, 88년 지방시, 93년 겐조, 99년 태그호이어, 2001년 펜디 등을 사들였다. 가족기업 형태로 주먹구구식으로 경영되던 유럽 럭셔리 브랜드들을 LVMH의 시스템으로 한단계 업그레이시킨 것이다. 백창석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아르노는 럭셔리 브랜드의 가치는 역사와 전통이므로 새롭게 만들어내는 것보다 인수하는 것이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신념으로 일관성있게 M&A 전략을 추진했다”며 “아르노 회장의 M&A는 단순한 몸집불리기가 아니라 명품분야의 스타군단을 구축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문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프랑스나 이탈리아처럼 예술적 배경을 갖지 못한 우리 기업들이 명품 브랜드를 키우기 위해서는 기업의 노력뿐아니라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캐나다의 하이엔드 오디오 기업들이 명품 브랜드로 성장하는데 국립음향연구소 같은 정부 지원이 뒷받침됐듯이 코리아 명품 브랜드는 기업과 정부, 소비자 세 주체가 만들어내는 합작품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 ▶ [명품에 길이 있다] 명품은 만들어지는 것이다 ▶ [명품에 길이 있다] 패션, '토종 브랜드' 패션 본고장서 꽃 피워 ▶ [명품에 길이 있다] 화장품, '아시아 뷰티 기준' 우리가 만든다 ▶ [명품에 길이 있다] 식품업계, "세계인의 입맛 잡자" 해외로… 해외로… ▶ [명품에 길이 있다] 정수기로 물맛까지 잡는다 ▶ [명품에 길이 있다] 식 음료업계, 해외시장 개척 '코리아 푸드벨트' 뜬다 ▶ [명품에 길이 있다] 한국 술맛에 세계가 취한다 ▶ [명품에 길이 있다] 유통업계, 名品·현지화로 '한국형 유통체인' 구축 ▶ [명품에 길이 있다] 홈쇼핑, 中企 상품 해외 진출 징검다리役 '톡톡' ▶ [명품에 길이 있다] 세계로 뻗는 '토종 먹거리' ▶ [명품에 길이 있다] 백화점 '한우 명품 마케팅'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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