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LG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

LG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LG가 발표한 「21세기형 경영체제로의 개편방안」은 여러 가지 내용을 담고 있지만 핵심은 지주회사체제로의 전환이다. 바이오·인터넷 등에 투자를 집중하고 북한과 중국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 적극적 사업을 전개한다는 내용은 그동안 구본무(具本茂) 회장 등 경영진이 줄곧 주창해온 대목. 하지만 지주회사체제로의 전환은 정부가 재벌 지배구조 개편의 방안으로 줄기차게 강조해온 내용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姜본부장은 이에 대해 『(정부에) 유권해석 정도를 의뢰했으며 바람직한 방향이란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부 의지가 반영됐음을 숨기지 않았다. 이런 측면에서 타그룹들도 지주회사제 도입이 잇따를 전망이다. 그동안 지주회사제 도입조건이 너무 엄격하다며 완화를 주장해왔지만 LG가 정부 정책을 받아들인 순수 지주회사제를 표방하고 나선 만큼 더이상 버틸 명분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LG가 다른 그룹에 앞서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기로 결정한 배경은 크게 두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차세대 유망분야인 정보통신과 생명공학분야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적 차원이다. 이들 분야에 집중투자하기 위해서는 관련업체간 수직계열화가 필수적이다. 오는 2003년까지 설립되는 순수 지주회사(LG홀딩스)로 가는 전단계에 LG전자(전자·정보통신 계열)와 LG화학(화학·에너지 계열)이 지주회사 기능을 수행하게 한 것은 이 때문이다. 이들 계열과 무관한 계열기업간 출자관계를 해소해 출자구조를 단순화하겠다는 것은 핵심분야에 대한 투자자금을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출자구조 단순화를 위해 具회장 등 지배주주가 가지고 있는 비지주회사 주식을 처분하면 상당한 자금이 확보되기 때문이다. 이번 결정은 또 정부에 대한 LG의 구애 제스처로 해석된다. 정부의 가려운 곳을 먼저 긁어줌으로써 특수관계인의 LG전자 주식매집에 대한 증권당국의 조사 등으로 껄끄러워진 정부와의 관계를 해소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는 것이 재계의 시각이다. LG는 그동안 LG전자의 주식매집설, 금감위의 LG금융계열사 연계검사, 주식이동에 대한 참여연대의 공정위 조사의뢰 등으로 바짝 긴장했었다. LG의 이같은 결정은 하지만 순수지주회사로 전환된다 하더라도 具회장을 비롯한 지배주주들이 출자자산을 통해 충분히 계열사를 지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좀더 지켜봐야 한다. 순수지주회사의 도입 취지를 얼마나 살릴 수 있느냐는 전적으로 지배주주들의 의지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임석훈기자SHIM@SED.CO.KR 입력시간 2000/07/04 17:44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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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석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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