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승훈인 시간이 좀 더 필요할뿐이죠"

수영대회 출전한 발달장애 큰아들 응원 가수 이상우씨 가족

지난 21일부터 제주 실내수영장에서 열리고 있는 한라배전국수영대회를 찾은 이상우씨 가족이 환하게 웃으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가수 이상우, 둘째 아들 도훈, 첫째 아들 승훈, 부인 이인자씨.

“승훈이는 다른 아이들과 다르지 않아요. 다만 남들보다 시간이 많이 걸릴 뿐입니다.” 발달장애아 아들을 둔 가수 이상우씨 가족이 지난 21일부터 제주 실내수영장에서 열리고 있는 제3회 한라배전국수영대회를 찾았다. 이유는 단 하나. 발달장애를 겪고 있는 큰 아들 승훈(14ㆍ중앙기독중)이가 이번 대회에 출전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초 ‘그녀를 만나는 곳 100m 전’ ‘바람에 옷깃이 날리듯’을 히트시킨 가수. 부인 이인자씨와 결혼 3년 만인 1994년 승훈이를 낳았다. 3~4살 때까지 승훈이가 ‘아빠’라는 말을 못해 병원을 찾았다가 아들이 발달장애아인 것을 알게 됐다. 승훈이의 주종목은 자유형 50m. 이번 대회 목표는 금메달이 아닌 동메달이다. 정상인 또래아이들과 겨루기에 3등으로 메달을 걸 수 있어도 만족이다. 하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대회 첫날인 21일 자유형 100m에 나선 승훈이는 1분07초93으로 예선에서 탈락했다. 전체 26명 가운데 19위였다. 출발도 느렸지만 50m 지점에서 돌아서 헤엄쳐야 하는데 주위 선수들이 도는 모습을 본 뒤에야 헤엄치기 시작했다. 대회 마지막날인 24일 도전하는 자유형 50m에서도 예선 탈락이 유력(?)하다. 주종목이지만 아직 1학년인 승훈이가 2ㆍ3학년 형들을 이기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승훈이는 7살 때 처음 수영장을 찾았고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전문적인 선수생활을 하고 있다. 그래도 승훈이와 이씨 부부는 희망을 안고 살아간다. 이인자씨는 “남들이 한두 번이면 배울 수 있는 것을 승훈이는 100번도 넘게 반복해야 하지만 언젠가는 꼭 3등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수영장에서만큼은 승훈이를 장애가 없는 아이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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