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대원, 갤러리 현대서 전시회

이대원, 갤러리 현대서 전시회『매주마다 때로는 주중에도 가곤 하는 파주의 과수원에는 내가 대학에 입학했을 때 심은 사과나무가 아직도 몇그루 남아 있으니 수령 50년이 되는 고목들이다. 별로 수확은 없어도 굵은 가지가지에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그림으로도 많이 옮겨 보앗다.』 5년만의 개인전을 맞이한 이대원 화백의 마은 한 구석은 이런 상념이 숨어 있다. 그는 과수원 그림으로 우명하다. 『나무는 삶의 방향으로 가지를 뻗는다. 다시 말해 나뭇가지는 생명의 선이다』고 강조하는 화가는 그 속에서 자신의 삶 그체를 읽는다. 팔순을 기념한 특별전 「이대원 2000」은 오는 26일부터 10월 10일까지 서울 사간동 갤러리 현대에서 열린다. 출품작은 모두 50여점으로, 1,000호 크기의 대작도 3점을 헤아린다. 70대 후반 나이임에도 노익장을 과시했던 그의 면모를 한눈에 엿볼수 있는 기회다. 전시작은 모두 지난 5년간 혼신의 열정으로 그려냈다. 이씨가 화필을 잡은 것은 올해로 70년이 가깝다. 서울 청운초등 5학년 때 「백일홍」을 그려 눈길을 모은 그는 제2고등보통학교(경복고교 전신)에서 국내 첫 프랑스유학파 화가이자 미술교사였던 이종우씨와 일본인 사토 구니오씨를 스승으로 만났다. 심형구, 유영국, 장욱진, 임완규, 김창억, 권옥연, 이우경 씨 등 기라성같은 화가들은 이 학교 선후배들이다. 화가는 그 때의 일을 이렇게 회상한다. 『지금도 기억에 남느데, 그것은 사토 선생이 미술시간 마다 한국미술 특히 공예미술의 우수성을 강조했던 것 같다. 지금 나 자신이 이런 방면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된 것도 그 선생의 영향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씨는 엉뚱하게도 경성제국대학 법문학부에 입학한다. 이에 대해 그는 법과에 다녀서 법관이 돼야 한다는 집안의 기대를 배반하지 않기 위해서였다고 들려준다. 그럼에도 미술을 향한 열정은 더 뜨거워져 대학시절에 조선미술전람회에 작품을 내어 연속입선하는 이변을 연출한다. 결국 아들의 열정에 감복한 선친은 이후 그가 그림에 몰두하도록 많은 지원을 했다. 1957년 신세계백화점에서 첫 개인전을 연 이씨는 2년 뒤 국내 첫 상설화랑인 반도화랑의 운영을 맡았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갤러리 현대의 박명자 사장과 인연을맺은 것이 바로 이때. 박 사장은 이씨 밑에서 그림을 배우며 화상으로서의 기본을착실히 익혔다. 이씨의 독특한 개성은 50년대와 60년대에 명확히 드러났다. 당시 동료들은 시대흐름인 모노크롬이나 미니멀리즘 경향의 추상회화로 전환했으나 그는 산과 들, 연못 등 자연풍경만을 고집스럽게 캔버스에 옮겼다. 작가는 『거대한 캔버스에 붓을 휘둘러야 하는 창작활동은 강인한 육체를 요구한다』면서 자연 속의 산책이 건강 유지에 큰 비결이 된다고 말했다. 물론 줄기차게 용솟음치는 창작열이 가장 큰 건강의 무기임은 물론이다. 이용웅기자YYONG@SED.CO.KR 입력시간 2000/09/27 17:51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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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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