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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씨티는 大馬不勝의 선례

[세계의 사설] 씨티는 大馬不勝의 선례 월스트리트저널 1월 17일자 위기에 처한 회사를 맡게된 최고경영자(CEO)라면 손실 극복을 우선 목표로 삼을 것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씨티그룹의 비크람 판디트 신임 CEO는 철통을 들고 세계를 돌며 자금을 구걸하고 있다. 판디트 CEO는 씨티그룹의 비대한 규모가 성장을 그르치진 않는지 한 번쯤 고민해봐야 한다. 씨티그룹은 모기지 손실로 180억달러를 대손상각 처리, 지난 4ㆍ4분기 실적에서 100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하는 ‘블랙먼데이’를 겪었다. 자금이 급한 은행이 쉽게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은 실적에서 충당하는 것이다. 하지만 판디트 CEO와 샌디 웨일 전 씨티그룹 CEO, 로버트 루빈 이사회 의장은 씨티 자산을 헐값에 매각하고 있다. 싱가포르투자청(SGIC)과 사우디의 알 왈리드 왕자는 씨티에 자금수혈로 지분을 취득했다. 자금수혈의 이점은 재무구조를 신속히 회복시킬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신용경색의 한 원인이 세계금융시장에 신용을 담보로 한 거래가 급증하면서 애초 채무자와 채권자를 파악하기가 어려워졌다는 데 있다. 아울러 이번 사태는 대형은행들의 파산방지를 위해 만들어진 법규를 시험할 수 있는 기회다.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은행들이 도산위기에 몰린 지난 1991년 ‘연방예금보험공사개선법(FDICIA)’을 제정, 은행보험기금(BIF)의 확충을 통해 은행들의 경영선진화를 추진했다. 하지만 납세자들을 보호한다는 미명 아래 은행들의 파산을 막는 FDIC의 관리역할은 축소됐다. 이 법은 위기수습에 급급했던 입법자들이 구태하게 호들갑을 떤 결과다. 다만 씨티와 같은 대형은행이 겪게 되는 ‘구조적 리스크’에 대한 문제제기는 확실했다. 지금 씨티가 자금조달을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한들 전체 손실이 정확히 얼마가 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 답은 주택가격이 바닥을 치고 시장이 모든걸 청산했을 때 알 수 있다. 이는 앞서 판디트 CEO에 던진 고민과 직결된다. 씨티의 비대한 덩치가 방만한 운영과 금융위기를 낳지 않았는지의 문제다. 규모를 줄이면 대형은행은 절대 망하지 않는다는 안이한 생각도 사라질 것이다. 판디트 CEO는 오늘날 씨티그룹을 냉철하게 바라봐야 한다. 씨티의 몸집이 흥망을 따지는 게 무색할 정도로 방대해진 거라면 적절한 분리와 조정이 최선이다. 입력시간 : 2008/01/17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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