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개인의 욕망은 지극히 다양해 그 욕망들이 모여 어떤 트렌드를 형성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매체 환경에서나 상품 마케팅에서도 그 경향은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매체 환경이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다. 대중을 선동하기 위해 만들어진 대중매체(mass media)는 세력이 약화되면서 인터넷 등으로 매체가 세분화(micro media) 되고 있으며, 새로운 의미를 깨우치는 ‘지식을 배운다’는 개념은 ‘정보를 습득한다’로 의미가 바뀌고 있다. 사색하고 이성적으로 비판하는 대신 단편적인 데이터를 감각적으로 짜맞춘다는 의미다. 독일의 매체이론가인 노르베르트 볼츠는 21세기를 개인의 감춰진 욕망 하나하나가 큰 흐름이 돼 경제를 이끄는 시대라고 정의 내린다. 그는 불확실성의 시대에는 전통을 이해하는 것은 기본이며, 시대정신도 알아야 하고 트렌드를 관찰하고 그 트렌드와 결부돼 있는 인문학과 신화도 감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20세기 시장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만화경적인 시각이 필요하다면 미래의 시장을 예견하기 위해서는 입체 거울적 광학이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갈수록 만만치 않은 세상이다. 책은 눈에 보이지 않는 개인의 욕망을 읽어내고 21세기 시장에서 이길 수 있는 비결을 얻기 위해 알아야 할 지식을 다양한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다. 저자는 멀티미디어 시대의 매체 세분화, 지식사회의 정보융합, 브랜드와 매체와 신화의 관계 등에 관해 독자에게 다각도로 질문을 던진다. 지식을 함축적으로 전달하는 책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큰 변화가 없다는 게 결론이다. 그 이유는 새로운 매체가 스스로 매체로써 힘을 발휘할 때까지 기존 매체의 힘에 의존할 수 밖에 없어 매체의 진화가 그리 녹록치 않다는 게 저자의 분석. 특히 과거 매체를 대변하는 신문은 모닝 커피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풀이한다. 신문은 단순하게 정보를 제공하는 도구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저렴한 가격에 유쾌함을 주는 매체라는 것. 신문을 읽는 독자들은 ‘신문 넘기기’가 주는 유쾌함을 쉽게 포기하지 못한다. 읽기에 편안하고 한번 걸러진 정보만 수용하면 된다는 것이 정보 홍수의 시대에 신문의 지닌 강력한 힘이라는 얘기다. 급변하는 세계 흐름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날카로운 매체 현실 분석 등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가 오늘날 뿐만 아니라 더 먼 미래의 사회를 이해하는 데도 유용한 지식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