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성장세 둔화 조짐 검찰 수사 장기화·매각지연등 악재3분기 당기순익 전년비 90% 가량 급감여수신 영업도 소극적… 타행에 크게뒤져 최원정 기자 abc@sed.co.kr 외환은행이 내우외환(內憂外患)에 시달리며 수익악화뿐 아니라 영업력 약화 조짐까지 보이면서 그동안 실적호전으로 매각에서 유리한 입지를 차지했던 대주주 론스타까지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론스타의 불법 행위에 대한 검찰수사, 국세청 세무조사가 장기화하면서 잘 나가던 외환은행 수지가 약화되고 외형 성장세도 둔화될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외환은행은 지난 3ㆍ4분기 당기순이익이 51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0% 가량 급감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쟁 은행들이 공격적인 영업을 이어가는 가운데 외환은행만이 대내외적인 악재에 발목잡혀 여수신 실적마저 경쟁사에 비해 저조해진 것. 외환은행은 10일 국세청의 추가과세에 따라 2,472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하면서 3ㆍ4분기 당기순이익이 518억원을 기록했지만 충당금 요인을 제외할 경우 3ㆍ4분기 당기순이익은 2,310억원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1ㆍ4분기 2,998억원, 2ㆍ4분기 6,285억원의 당기순이익에 비해 순이익 규모가 크게 줄어든 수치다. 물론 2ㆍ4분기에 높은 순이익을 거둔 것이 현대건설 및 하이닉스반도체 출자전환 지분을 일부 매각한 데 따른 영향도 있지만, 이 같은 점을 감안해도 이번 분기 충당금 요인을 제외한 2,310억원의 순이익은 증권사들이 예측했던 2,500억~2,600억원 수준에 미치지 못하며, 순이자이익과 수수료 이익을 합한 핵심이익 역시 전 분기에 비해 2.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여수신 실적 증가폭도 경쟁은행에 비해 크게 뒤졌다. 외환은행의 원화총수신 규모는 지난 10월 말 기준 44조1,598억원으로 지난해 말의 43조3,155억원에 비해 1.9%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등이 각각 15%, 16%씩 수신 규모를 늘린 것과 대조를 이뤘다. 원화대출금 규모도 10월 말 기준 30조7,695억원으로 지난 연말의 28조9,704억원보다 6.2% 증가해 25% 이상 여신 규모를 늘린 우리은행이나 29% 확대한 하나은행에 비해 소극적인 영업을 펼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외환은행은 국세청으로부터 외환카드 합병 과정에서 과세소득 축소에 따른 법인세 감면을 이유로 과세예고통지서를 받은 것에 대해 과세전적부심을 신청했다. 과세전적부심은 세금을 납부하기 전에 시정을 요구할 수 있는 제도. 외환은행은 국세청이 세금확정고지시에도 쟁점이 되고 있는 과세 항목이 포함된 경우 행정소송 등의 절차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외환은행은 국세청이 기존에 적용되던 방식과 다른 경우를 적용시키고 있어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외환은행의 한 관계자는 "외환카드의 대손충당금 손비인정한도 금액은 세법상 원칙적으로 대손충당금 설정대상 채권의 2%와 대손실적률 가운데 큰 금액을 선택하거나, 예외적으로 금융감독원 기준에 의한 표준비율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돼 있다"며 "그런데 갑자기 국세청이 표준비율 방식을 적용하며 과세를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7월 국세청이 재정경제부에 쟁점이 되는 과세 부분에 대한 유권해석을 요청해놓고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과세예정통지서를 송부한 것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외환은행의 한 관계자는 "다른 은행들은 몸집 불리기에 전력투구하고 있지만 매각작업이 지연되고 불합리한 세금 징수까지 이어지면 직원들의 사기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11/10 17: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