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자원부국 베트남 선점 '총수세일즈' 효과봤다

최태원회장 "기술 전수" 전격 제안 반년만에 성사<br>9개 해상광구 탐사·개발권…내달 국제입찰 유리한 고지


‘그룹 총수의 적극적인 해외 세일즈가 제대로 먹혀들었다.’ 지난해 10월 최태원 SK 회장은 베트남 국영 정유회사인 페트로베트남을 전격적으로 방문했다. 최 회장은 그 자리에서 처음 만난 쩐욕칸 사장에게 “SK㈜는 지난 40년간 원유를 정제해 석유로 만드는 기술을 축적해왔다”며 “현재 페트로베트남이 동라이 지역과 탄호아 지역에 건설하고 있는 제1ㆍ2 정유공장의 운전기술을 전수하고 기술인력 양성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제안했다. 베트남은 최근 ‘15-1 해상광구’에서 수투덴유전ㆍ수뚜방유전을 잇따라 발견하면서 신흥 자원부국으로 급부상하고 있지만 여전히 석유를 전량 수입해 쓰고 있는 ‘에너지 수입국’이다. 비록 국가 차원에서 정유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시키고 있지만 가장 큰 고민은 원유정제에 수반되는 다양한 기술과 노하우가 전무하다는 점. 쩐욕칸 사장은 그 자리에서 최 회장의 제안을 “매우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자원부국’ 베트남 선점했다=이번에 SK㈜가 페트로베트남과 탄호아 정유공장 건설 등에 대해 포괄적인 협력관계를 맺기로 합의한 것은 최 회장의 전격 제안으로부터 반년 가량이 지난 후다. 그 사이 제1 정유공장인 동라이 정유공장은 러시아의 지원 아래 공사가 진행됐지만 최근 러시아의 지원이 끊기면서 건설공사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유정준 SK㈜ 자원개발 및 해외사업부문장(전무)은 “동라이 정유공장은 오는 2008년 건립이 목표지만 최근 정황으로 볼 때 2010년 건립 목표를 갖고 있는 탄호아 정유공장이 먼저 가동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베트남의 숙원사업을 한국의 자본가 기술이 가장 먼저 풀어주게 된다는 말이다. 전문가들은 “SK㈜가 베트남 입장에서는 국가 프로젝트를 도와주는 최고의 파트너로 인식될 것”이라며 “향후 베트남 에너지자원 개발에 상당한 기득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글로벌 SK㈜’ 속도 낸다=베트남의 국가 숙원 공장인 탄호아 정유공장은 SK㈜의 입장에서는 정유사업에 발을 내디딘 지 40여년 만에 처음으로 마련하게 되는 ‘제1호 해외 정유공장’이 된다. 당초 기술지원 정도에 그칠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번 포괄적인 협력관계 합의로 SK㈜는 총 30억달러가 들어가는 정유공장 건설 프로젝트에 당당한 주주로서 참여하게 됐다. SK㈜는 이에 앞서 베트남 최대 해상광구인 ‘15-1광구’에 9%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고 수투덴유전ㆍ수뚜방유전 개발작업에도 공동 참여하고 있다. 특히 5월4일 베트남 정부가 추진하는 9개 해상광구 탐사권과 개발권 국제입찰에서 페트로베트남의 직간접적인 지원을 받게 됨에 따라 단독 참여할 4개 광구를 확보하는 데 한발 앞설 수 있게 됐다. 유 전무는 “베트남의 정유공장 건설은 이제 시작 단계이므로 구체적인 내용은 좀더 시기가 흘러야 드러날 것“이라면서도 “SK㈜가 명실공히 수출기업ㆍ글로벌기업으로 탈바꿈한다는 것을 가장 큰 의미로 꼽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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