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분양권 거래 급증… 부동산 시장 심상치 않다

부동산시장의 이상 조짐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서울경제신문이 부동산리서치 업체 리얼투데이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분양권 거래량은 올 들어 1만8,138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총 거래량 1만3,928건 보다 30%나 뛴 수치다. 이 추세라면 수도권 거래건수는 2만건을 훌쩍 넘어 사상 최대로 올라설 것이 확실하다. 침체를 걱정하던 1~2년 전 분위기와는 전혀 딴판이다. 다른 분야는 여전히 맥을 못 추고 있는데 부동산만 뜨거우니 분명 정상이 아니다.

과열 신호는 곳곳에서 나타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1월 이후 지난달까지 9.9% 올랐고 제주는 무려 44.4%나 뛰어 용광로를 방불케 했다. 이전에는 상상조차 못했던 초고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부산 해운대에 3.3㎡당 7,000만원짜리 아파트가 등장하는가 하면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내 오피스텔은 3.3㎡당 1억원까지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제주에서는 집을 내놓기가 무섭게 팔려나간다고 한다. 모델하우스 시장에는 '떴다방'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고 분양권에 억대 프리미엄이 붙는 것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복부인'의 치맛바람이 거셌던 1970년대 서울 강남 개발 붐을 다시 보는 듯하다.

그럼에도 정부는 여전히 과열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이 판단이 옳을 수도 있다.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대부분 지역에서는 아직 이전 최고 시세를 회복하지 못한 게 사실이기도 하다. 하지만 투기를 부추기는 세력이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고 기존보다 3배나 오른 아파트가 등장하는 게 결코 정상일 수는 없다. 방치했다가는 실제 입주시기에 가격이 떨어져 실수요자만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 어쩌면 가계부채라는 시한폭탄의 도화선이 될지도 모른다.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도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과도한 분양가에 대해서는 세금환수 조치도 고려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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