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남북관계 개선 새 희망 보여준 이산가족 상봉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26일 오전에 진행되는 2차 상봉단의 작별 만남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상봉 과정에서 일부 잡음이 있었지만 대체로 순조롭게 진행됐다는 보도다. 남북 가족 모두 기약 없는 작별에 아쉬운 눈물을 흘렸으나 상봉 자체는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니 다행스럽다. 무엇보다 북한이 협조적이었다는 점에서 성공작이라 할 만하다.

이번만 놓고 보면 앞으로의 남북관계 개선에 대해 희망을 갖기에 충분하다. 과거 가족상봉 행사를 종종 체제선전에 이용했던 북한이 이번에는 진지한 접근 모습을 보인 게 특히 그렇다. 다행히 정치·군사적 긴장이 풀리지 않는 가운데서도 민간교류는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이달 들어 종교계·역사학계의 교류행사와 겨레말큰사전 관련 회의가 개성과 금강산에서 열렸다.

28일부터는 평양에서 남북 노동자 통일축구대회가 나흘 일정으로 개최된다고 한다. 이런 민간교류를 꾸준히 확대해나가면 자연스럽게 당국 간 대화로 이어지고 결국 긴장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 겉으로 드러난 남북 당국의 입장도 부정적이지 않다. 홍영표 통일부 장관은 일주일 전 "민간교류·이산상봉이 잘 진행되고 있는 만큼 당국 교류에도 성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북한도 이달 초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남북이 서로 진정성을 갖고 대한다면 해결하지 못할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여러 경로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밝히고 있다. 이 같은 북한 당국의 다짐을 믿고 싶다. 이를 증명하려면 핵 개발 포기, 8·25합의의 성실한 이행 등을 통해 진정성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우리 정부도 성공적인 이산가족 상봉이 남북관계 진전으로 이어질 수 있게 대화·교류 확대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다만 그간 북한이 사탕발림으로 속인 경우가 다반사였던 만큼 숨겨진 의도가 있는지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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