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파이낸셜 포커스] 인터넷전문은행 미래 보는 두 시선

"키움처럼 혁신으로 시장 선도" "영업력 밀려 주도권 내 줄 것"

지난 2000년 기존 증권 거래 수수료의 5분의1의 수수료를 내세우며 증권 시장의 혁신을 주도한 회사가 있었다. 키움닷컴증권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한 키움증권이다.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매장을 동시에 가진 기존 사업자들이 수수료 인하에 주저하던 와중에 승부수를 던진 키움증권은 값싼 수수료와 온라인 기반 서비스로 시장의 판세를 바꿔놓았다.

금융권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의 미래가 크게 두 가지 시나리오로 전개되리라 보고 있다. 혁신적 서비스로 시장을 선도하며 시중은행의 자리를 위협하는 모습과 힘들게 시장을 일궈놓았지만 결국 영업력에서 앞서는 기존 금융사들에 주도권을 내주는 모습이 바로 그것이다.

키움증권은 인터넷전문은행의 미래 중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키움증권은 모기업이 정보기술(IT) 회사인 다우기술이었던 덕분에 기존 금융사들과는 다른 전략이 가능했다. 이후 키움증권은 2004년 코스닥 상장에 이어 2009년 코스피 시장에 입성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키움증권의 거래대금 부문 시장점유율은 16.3%로 업계 1위이며 매출의 70% 정도가 수수료에서 나온다.

반면 시장 혁신을 주도했지만 막강한 영업력을 지닌 후발 업체와 당국의 '오락가락' 정책으로 인해 시장 주도권을 내준 사례로는 교보자동차보험이 꼽힌다. 교보생명은 2001년 국내 최초로 온라인 자동차 보험 시장에 진출한 뒤 교원나라(현 더케이손해보험), 다음다이렉트(현 BNP파리바 카디프 손보) 등과 관련 시장을 주도했다.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고객층을 공략해 2000년대 중반까지 온라인 자동차 보험 시장에서 업계 1위를 달렸다. 하지만 막강한 영업력과 마케팅 능력을 갖춘 삼성화재·현대해상·동부화재와 같은 기존 대형 손보사들이 잇따라 온라인 자동차 보험 시장에 진출한 뒤 상황은 급변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상품을 차별하는 이른바 '1사2요율제'를 허락하지 않았던 금융 당국이 별도 법인 설립 없이도 온라인 상품 판매가 가능하도록 물꼬를 터준 덕분에 후발자들의 '역전'이 가능했다. 무엇보다 기존 손보사들과 같이 다양한 상품군을 보유하지 않았던 기존 온라인 보험 사업자들로서는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교보자동차보험은 2009년 프랑스의 악사 그룹에 넘어갔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내세운 모바일 지급결제나 콘텐츠 형태의 이자 제공 등은 기존 은행들이 '패스트 팔로잉(Fast Following)'을 구사할 경우 시장을 지키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중금리 시장 대출 역시 '빅데이터' 기반의 인터넷전문은행이 비교우위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빅데이터 활용과 관련한 '개인정보보호법'이 개정될 경우 판세를 예측하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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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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