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파리기후회의


세계기상기구(WMO)는 최근 남극의 오존층 구멍이 역대 세 번째로 크게 확대됐다고 보고했다. 계절적 요인이 있었지만 오존층이 사라진 면적이 북미 대륙보다 크다는 것은 지구촌 곳곳에 상당한 우려를 낳았다. 남극의 오존층 구멍은 지난 1980년대 스프레이 제품과 냉장용 냉매 등의 염화불화탄소(CFCs·일명 프레온가스) 사용이 증가하면서 눈에 띄게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프레온가스가 사용되는 냉장고, 면도 거품의 불매·추방 운동이 일어났던 1980년대에 각국의 공동 대응도 본격화한다. 인류 공통의 위기의식 속에 프레온가스의 감축과 이를 지키지 않는 국가에 대한 통상제재를 담은 몬트리올 의정서가 우선 체결돼 1989년부터 발효됐다. 이와 별개로 이산화탄소·메탄·아산화질소 등 6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제시한 리우 기후변화협약이 체결되고 구체 이행방안이 담긴 교토의정서가 1997년 기후변화협약 제3차 당사국 회의에서 채택된다.

교토의정서는 이후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일정을 놓고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간 심각한 의견대립을 겪었지만 2005년 발효 이후 글로벌 기준이 된다. 나라마다 다른 이해관계를 조정하기 위한 배출권거래제도와 공동이행·청정개발체제 등의 제도가 도입돼 각국의 환경 규제와 관련 산업의 표준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교토의정서 체제가 오는 30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릴 기후회의에서 18년 만에 다시 한번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자국산업 보호를 위해 기존의 기후협약에 미온적이었던 미국과 중국이 입장을 선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장국으로 중국을 순방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주석과 함께 기후협약에 대해 구속력이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공동성명을 2일 이끌어냈다. 전 세계 온실가스의 25%를 배출하는 중국도 앞서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60~65%를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새로운 글로벌 환경·산업표준으로 작용할 파리 기후합의에 대한 대비를 갖춰야 할 때다. /온종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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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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