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강경노선 급선회한 '金의 더민주' 쟁점법안·선거구 타결 가시밭길

김종인, 경제민주화 앞세워 강경파와 손잡고 당 장악

"포용적 경제체제 목표로 민주화 추구하는 정당돼야"

새누리 "더민주, 운동권식 투쟁으로 일관" 강력반발

광주서 비대위·선대위 연석회의 여는 더민주
김종인(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 더민주 광주시당 회의실에서 제1차 비대위·선거대책위 연석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경제민주화'가 트레이드마크인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당권을 장악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강경노선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9일 국회 통과가 무산된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과 북한인권법은 물론 선거법·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노동법 등의 여야 합의처리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김종인 체제 이후 더민주가 더 운동권식 투쟁을 일삼는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31일 광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경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경제민주화가 순탄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안 된다"며 "포용적 경제체제를 목표로 걸고 더 많은 민주화를 추구하는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당 정체성 확립을 강조했다. 그는 30일 '온코리아' 창립대회 축사에서도 "큰 기업들 위주의 경제정책, 큰 사람이 잘돼야 작은 사람이 잘된다는 논리는 이제 성립할 수 없다"며 "경제 환경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서 새싹이 별로 장애를 받지 않고 돋을 수 있는 경제환경을 조성하지 않고서는 현재 당면한 경제위기에서 회복할 수 없다는 게 개인적 확신"이라고 주장했다.

정치권은 김 위원장이 경제민주화를 구심점으로 그동안 목소리를 크게 내지 않던 강경파와 손을 잡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월호법 여야 협상을 두 번이나 당 의원총회에서 거부당한 원내대표 출신의 박영선 의원도 원샷법을 합의해온 이종걸 원내대표를 비판하는 등 김 위원장 중심으로 권력개편이 진행되는 모양새다.

또한 온건 협상파인 이 원내대표를 지지해온 최재천 전 더민주 정책위의장 등 중도파 의원들이 더민주를 탈당한 것도 더민주 강경 선회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원내대표와 손발을 맞춰야 하는 이목희 정책위의장 역시 이 원내대표에 대한 불만을 당 의총 등에서 공공연히 드러내며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의 의견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당내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여야 협상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서비스발전기본법과 노동법, 선거구 획정 협상 역시 타결의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원샷법을 비롯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노동법은 더민주로부터 경제민주화에 반하는 법으로 분류돼왔다. 이에 새누리당은 "원외 위원장이 국회를 우롱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하는 등 여야 관계는 악화일로다.

김 위원장은 정치적 협상력을 필요로 하는 야권세력과의 선거연대 과정에서도 힘의 우위에 따른 '강경론'을 내세울 것으로 관측된다. 당 관계자는 "김 위원장은 당을 떠난 신당추진 세력과 같은 지분의 '지역구 나눠 먹기' 연대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며 "더민주가 확실한 우위를 갖은 상황에서 선거연대를 논의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당 안팎으로부터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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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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