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회장 “앞으로 이란 땅 자주 밟을 것”
구자열(사진) LS그룹 회장은 지난달 26일 이란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테헤란에서 열리는 한·이란 경제공동위원회 개최에 맞춰 새로운 사업기회를 모색하기 위해서다. 이 자리에는 윤재인 LS전선 대표도 참여시켰다. 구 회장은 중동 사업을 맡고 있는 LS전선과 LS산전, E1 등 계열사 두바이 법인장들을 만나 현지 사업현황과 이란시장 진출 방안 등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또 마수드 한사리 테헤란 상공회의소 회장 겸 이란상공회의소 부회장과 만나 이란 경제해제 이후의 수출시장 가능성과 신사업 기회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구 회장이 이란 시장에 대해 얼마나 큰 기대를 걸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LS그룹이 최근 국제사회의 경제제재 해제로 수출 빗장이 풀린 이란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구 회장은 계열사 임직원들에게 “앞으로도 이란 땅을 자주 밟을 것”이라며 새롭게 열리고 있는 이란 시장 진출 방안을 주문하기도 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중동 국가들의 구매력이 떨어지는 등 중동시장 수출여건이 나빠지고 있는 만큼 인프라와 사회간접자본(SOC) 시설 확충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이란을 새로운 ‘캐시 카우’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LS그룹은 그 동안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로 LS산전의 전력·자동화기기, E1의 LPG 등 제한된 범위에서 사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계열사별로 에너지·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기회를 창출할 계획이다.
LS전선은 이란의 낡은 전력과 통신 인프라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이란이 국가사업으로 발전량 확충 계획을 세우고 있어 송·배전 중심으로 사업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S전선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초고압 케이블과 해저·광케이블 등을 중심으로 현지 전력청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 현지 업체들과의 전략적 제휴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S전선은 1990년대 초부터 중동 전력시장에 진출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쿠웨이트 등에 초고압·해저 케이블을 공급하며 쌓은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할 방침이다.
LS산전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그 동안 이란시장에 전력·자동화 분야에 특화된 제품을 수출했는데 앞으로는 배전반, 초고압제품 등으로 품목 다변화에 나서기로 했다. LS산전 관계자는 “2011년 이라크 시장에 처음 진출해 지난해 비스마야 뉴시티 프로젝트의 GIS변전소 기자재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그 동안 이라크에서만 6억달러의 송·변전 프로젝트를 수주했다”며 “이라크 성공모델을 이란시장에도 적용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LS산전은 이란 정부가 에너지절약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그리드 분야에서도 비즈니스 기회가 많을 것으로 보고 송배전 서비스망을 확충할 계획이다.
LS메탈도 이란에서 석유와 가스시설 투자가 활발해지고 대형 플랜트 프로젝트 발주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대형 후육관과 플랜트용 스테인리스관 수출을 모색하기로 했다.